불법이민 대응에 현대차 ‘쑥대밭’

트럼프 ‘멕시코 관세’ …”자동차 업계에 직격탄”

자동차주 일제히 하락…전 세계 금융시장 ‘출렁’

“관세로 멕시코 경기 침체되면 불법이민 더 늘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모든 멕시코산 상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은 물론 전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특히 멕시코가 북미 자동차 생산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로 자동차업계가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발표한 ‘국경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긴급조치’를 통해 멕시코 경유 불법이민 관련 대응 차원에서 내달 10일부터 멕시코산 수입품 전체에 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멕시코가 불법이민 대책을 세우지 않을 경우 7월부턴 매달 5%씩 관세를 올려 최대 25% 관세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관세폭탄이 현실화할 경우 미 정부가 연 25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 액수를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의 대(對)멕시코 관세 조치에 따라 “자동차 부문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멕시코엔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물류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다수의 자동차 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미국은 멕시코로부터 연간 1281억달러 규모의 자동차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 이는 전체 수입 상품 가운데 약 40%에 이르는 것이다.

작년 기준으로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은 제너럴모터스(GM)가 21.4%로 가장 많았고, 닛산 19.5%, 피아트크라이슬러(FCA) 16.4%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의 기아차는 11.1%를 기록했다.

한국의 현대모비스, 현대파워텍 등 자동차 부품 업체도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멕시코 정부도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보복조치’를 시사하면서 ‘트럼프발(發) 관세조치’가 양국 경제 모두에 타격을 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정부가 멕시코산 철강·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했을 때 미 아이오와주 농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응해 멕시코가 미국산 돼지고기·감자·위스키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이번 조치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비준 시간표 또한 꼬이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미 외교협의회의 섀넌 오닐 중남미 선임연구원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 경제가 침체되면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가는 사람들을 막을 수 있는 자원과 능력도 줄어들 것”이라며 “미국의 조치가 멕시코 진출 기업에 새로운 수준의 불확실성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계획 발표에에 전 세계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미 달러화 대비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 발표 직후 2% 가까이 하락했고, 일본 증시에선 마쓰다의 주가가 전일대비 7.13% 떨어진 것을 비롯해 혼다(4.26%)·도요타(2.84%)·닛산(5.31%) 등 자동차 관련 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유럽 증시에서 폴크스바겐과 FCA가 하락세를 주도하며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아자동차 멕시코 공장의 작업 모습/www.autogu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