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화이자 백신 원천기술 해킹”

한국 국정원 국회 보고에서 드러나…화이자 “노 코멘트”

북한이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 원천기술을 해킹으로 탈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한국 국가정보원의 한국 국회 보고에서 하태경 국민의 힘 의원이 ‘화이자도 해킹을 당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화이자 해킹 시도는 국정원이 정식 보고한 것은 아니지만, 하 의원 자신이 개인적으로 받은 보고와 국정원의 문건 자료를 종합했을 때 북한이 화이자를 해킹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WP는 “화이자는 이같은 북한의 해킹 시도에 대해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의 시도가 성공적이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하태경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몇 달 전 국정원으로부터 북한이 백신업체 해킹에 성공했다는 보고를 받았고, 오늘 문건 자료에는 국내 업체에 대해선 ‘탈취 시도’로, 화이자에 대해선 ‘탈취’로 돼 있었다”며 “두 정보를 결합해보면 화이자 해킹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김병기 의원은 통화에서 “화이자가 해킹을 당한 것은 유럽의약품청이 이미 밝힌 내용이고, 그 주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우리나라 주요 인사 100여명에게 해킹 메일이 유포된 것도 있다”며 “(발신지가) 중국·러시아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북한”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당 대회에서 사흘간 9시간에 걸쳐 연설하고 당 전원회의에서도 나흘 내내 연설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걸음걸이 속도 등을 분석할 때도 이상이 없다”고 보고했다.

북한은 최근 김 위원장의 영문 표기를 ‘체어맨'(chairman)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프레지던트'(president)로 변경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1년 정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데 대한 질문에 “특이동향이 없고, 아이들과 잘 놀고 있다”며 “코로나 방역 문제 등 때문에 등장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의 직급이 ‘제1부부장’에서 내려갔지만, 실질적인 위상과 역할은 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군 정예화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남성의 군 복무기간을 현 9∼10년에서 7∼8년으로, 여성은 6∼7년에서 5년으로 단축했다며 “제대 인력을 경제현장으로 투입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이행하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 중국통인 김성남을 당 국제부장으로 발탁하고 차관급인 주중대사에 통상전문가인 리용남 전 부총리를 내정하는 등 “중국 중심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국정원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7개월 이상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않고 있지만 대외업무를 지속하고 있다”며 “리선권 외무상이 당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한 것은 대외 협력 추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