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샷, “매년 접종 불필요 vs 재감염 있어 맞아야”

반대 측 “코로나 백신 항체 감소해도 면역체계가 기억해 작용”

“감염예방에 중화항체 필요…접종늘면 항체 질·양 강화” 반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효과를 오래 지속시키기 위해 추가로 접종하는 부스터 샷(면역증강용 추가접종)을 매년 접종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현재 2차 접종만으로 생겨난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이 충분히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까진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현재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3일 코로나19 백신으로 만들어진 보호 효과로 부스터 샷 접종을 빈번하게 받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화이자 또는 모더나가 개발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의 면역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는 항체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항체 효과 최소 6~9개월…항체 사라져도 세포 면역은 작용

백신 예방접종을 받거나 코로나19에 걸려 자연 감염된 뒤 형성되는 항체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의 경우 접종 후 최소 6~9개월 동안은 중화항체가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백신 접종 후 항체가 감소해도 면역 체계가 이를 기억해 이후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이 다시 생긴다는 논리다.

하지만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추가적인 항체의 필요 여부 및 시기에 대한 연구가 아직 진행되고 있어 정확한 답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 5월 26일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백신의 보호력이 무한하진 않을 것”이라며 “언젠가는 부스터(면역증강)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그 간격을 어떻게 할지 연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알리 엘레베디 미국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학교 면역학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던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걸렸던 환자들의 골수 속에 있는 면역 세포인 B세포가 최소 11개월간 바이러스에 대한 기억을 유지했다. 즉 항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지만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엘레베디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자연감염뿐 아니라 백신 접종자에서도 발견된다. 그밖에 항체를 생산하는 B세포 외에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죽이는 T세포 또한 면역에서 중요한 작용을 한다.

문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다. 현재의 백신을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위치한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19 표면에 위치한 수용체로 사람 세포와 결합해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변이가 이 스파이크 단백질의 특정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어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다.

다행히 아직 현재 접종되는 백신은 이 변이에도 일부 보호 효과를 보이고 있다. 피터 마크스 FDA 생물학적제제 평가연구센터(CBER) 센터장은 “mRNA 백신은 2차 접종 후 항체 수준이 급등하는데 이로 인해 백신이 변이에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아도 보호 기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면역기억, 중증·사망 위험 낮추는데 도움…감염 예방 위해선 중화항체 필요

국내 전문가는 아직 부스터 샷 접종은 필요하지만 접종 간격은 좀 더 지나 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면역 기억이 환자의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감염 예방에는 백신 접종 또는 감염 후 생성된 중화항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원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뮨 메모리(면역학적 기억)가 생기는건 맞지만 감염을 모두 막는 것은 아니다”며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속도와 체내에서 반응하는 기전에 따라 어떤 단계에서 영향을 주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이후 재감염된 사례가 존재하고 아직 많지는 않지만 백신 접종 후에도 감염된 경우가 있다. 만약 한번 감염 후 평생 면역력이 지속된다면 이런 사례가 나타나선 안된다.

다만 백신 접종을 받았거나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된 경험이 있다면 항체의 중화 능력이 떨어져도 중증으로 진행되거나 사망하는 위험이 상당 부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과정에서 면역기억 반응이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 교수는 “감염 자체를 차단해 주는 측면에서는 중화항체가 상당량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높여주기 위해서 재접종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을 다시 받는다고 이전과 똑같은 정도로 항체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백신 접종이 거듭되면 항체의 질이나 양이 더 강화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3번 접종하고 나서 상태나 변이가 주는 영향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독감처럼 매년 필요할 지 아니면 몇 년에 한 번 필요할지 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매사추세츠주에서 한 남성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