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트럼프 “마스크 대찬성”

재확산에 입장 바꿔…”코로나 언젠가 사라질 것” 되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마스크 착용에 대찬성이라며 공개석상에서 쓰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버티던 데 비하면 큰 변화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와중에 대통령이 앞장서 마스크를 외면하는 데 따른 비난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마스크 착용에 대찬성”이라며 “마스크 착용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사람들로 빽빽한 상황에 있다면 당연히 마스크를 쓸 것”이라면서 만나러 오는 이들이 검사를 받기 때문에 자신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마스크를 쓸 것이냐는 질문에 “전혀 문제없다. 사실 마스크를 썼었고 그 모습이 좋기도 했다”면서 서부극 주인공인 ‘론 레인저'(The Lone Ranger)에 자신을 빗대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사람들이 꽤 거리를 유지하는 곳이 이 나라에 많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최근 미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다시 급증하면서 공화당에서조차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가 나란히 이번 주 들어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 역시 공개적으로 권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에 마스크 쓴 모습을 보여줘 즐거움을 주고 싶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공개석상에서 마스크 착용을 피해왔다. 마스크 착용으로 약해 보이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한다는 해석이 나왔는데 대통령의 마스크 외면이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많았다.

백신 없이도 코로나19가 사라질 것이라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V자 형태’로 급반등할 것이라고 낙관하면서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아주 잘 다룰 것이다. 어느 순간에는 그냥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폭스비즈니스 기자가 ‘여전히 코로나19가 사라질 것으로 보느냐’고 되묻자, “그렇다. 언젠가는 그럴 것이다. 백신도 곧 나올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코로나19가 기적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5월에도 백신 없이도 결국 코로나19는 사라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백신이 광범위하게 보급될 때까지 코로나19가 지속할 것이라는 보건 전문가들의 판단과는 어긋나는 것이라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