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펜실베이니아로 통한다

경합 6개주 격차 2%p대, 추격하는 트럼프…플로리다 등 선벨트 ‘안갯속’

바이든, 러스트벨트 이기면 당선…트럼프 희망은 ‘선벨트+펜실베이니아’

대선이 3일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펜실베이니아가 대권을 향한 길목의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전국 지지율 우위를 등에 업고 여전히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승부를 가를 경합주 판세는 이날까지도 안개에 휩싸여 있다.

경합주 중에서도 최대 격전지인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의 승자가 대권을 거머쥐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만 현 판세를 들여다보면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승리할 시나리오가 많은 데다 대다수의 분석기관이 정권 교체에 조심스레 무게를 두고 있다.

선거분석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주요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 2일 오후 기준 바이든이 트럼프를 전국 여론조사에서 6.5%포인트 앞서 있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10.3%포인트 격차 이후 트럼프가 무서운 기세로 격차를 좁히는 추세다.

6개 경합주를 보면 바이든은 불과 2.6%포인트 우위에 있다. 지난달 13일 5%포인트까지 벌어진 수치가 좁혀진 것으로, 2%포인트대 진입은 9월 1일 이후 처음이다.

핵심 경합주는 ‘러스트벨트’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 미시간(16명), 위스콘신(10명), ‘선벨트’ 플로리다(29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애리조나(11명)다.

이곳에 걸린 선거인단은 101명으로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다 가져갔다. 미 대선은 각 주에서 이긴 후보가 해당 주 선거인단을 싹쓸이하는 승자독식 구조여서, 매직넘버 ‘270’을 달성하려면 선거인단이 많은 주에서 이기는 게 유리하다.

이날까지의 판세를 보면 러스트벨트에서는 바이든이 펜실베이니아 2.9%포인트, 미시간 5.1%포인트, 위스콘신 6.6%포인트로 차이로 앞서 유리한 고지에 있다.

하지만 선벨트는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경합 상태다.

플로리다(1.0%포인트)와 애리조나(0.9%포인트)에서는 바이든이 앞서 있고, 노스캐롤라이나(0.6%포인트)에서는 트럼프가 높다. 하지만 1% 이하인 이 격차는 통계학적으로 오차범위의 무의미한 수치다.

트럼프가 대권을 가져가려면 이들 선벨트를 모두 이기는 데 더해 러스트벨트 일부도 가져와야 한다.

6개 경합주를 빼고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이긴 주를 이번에도 승리한다고 했을 때 확보된 선거인단은 205명이다. 트럼프가 선벨트를 모두 가져가면(55명) 매직넘버에 10명이 모자란다. 그래서 러스트벨트 한 곳을 더 이겨야 한다는 뜻이다.

이 경우 여론조사 격차가 비교적 큰 미시간과 위스콘신보다는 2.9%포인트의 근소한 차이인 펜실베이니아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바이든은 올 들어 펜실베이니아 여론조사 평균에서 트럼프에게 진 적이 없다. 현재도 2.9%포인트 앞섰지만 4월 중순 2.3%포인트 격차 이래 6개월여 만에 가장 좁혀진 상태다.

만일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를 빼앗긴다면 선벨트 싹쓸이에 더해 미시간 또는 위스콘신 중 한곳을 가져오거나 지난 대선에서 패한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이겨 선거인단 10명 이상을 더 확보해야 한다.

바이든의 경우 경합 6개주를 제외하고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이긴 지역을 이번 대선에서도 승리한다고 했을 때 확보하는 선거인단은 232명이다.

현재 강세를 보이는 러스트벨트(46명)를 모두 이기면 278명으로 당선된다.

초접전인 펜실베이니아를 빼앗기면 258명이다. 선벨트의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중 한 곳을 이겨야 한다는 뜻이다.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지고 애리조나만 이길 경우, 또는 애리조나마저 질 경우 신 격전지에서 최소 1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야 백악관으로 갈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트럼프가 이겼지만 신격전지로 떠오른 지역은 텍사스(38명), 오하이오(18명), 조지아(16명), 아이오와(6명)다. 이곳에서는 트럼프가 0.2∼1.4%포인트의 오차범위 내 근소한 우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를 관통하는 지역은 결국 펜실베이니아로 수렴된다. 바이든이 확보하면 승부의 추가 기울기 때문이다. 바이든이 대선 전 마지막 이틀간 펜실베이니아에 화력을 집중한 것도 이런 계산과 무관치 않다.

펜실베이니아는 물론 상당수 격전지를 수성해야 하는 처지인 트럼프는 선거유세 마지막 이틀간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위스콘신, 아이오와, 조지아 등 7개주에서 초광폭 유세를 집중했다.

CNN은 “바이든은 선거인단 270명 확보를 위한 다양한 길이 펼쳐진 충분히 많은 경합주가 있고, 트럼프도 비록 좁긴 하지만 선거인단을 확보할 기회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두 후보 모두 승리의 길이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오른쪽) 전 부통령의 옆모습. 콤보사진. [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