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공장 신축 붐에 건설장비·트럭·철강 ‘특수’

WSJ 보도…고금리·경기 약화 속 ‘나홀로’ 호황 분위기

SK온이 포드와 미국 켄터키에 구축 중인 배터리 생산공장 [SK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K온이 포드와 켄터키에 구축 중인 배터리 생산공장 [SK온 제공]

 

반도체와 배터리 설비를 포함한 미국의 공장 건설 붐으로 건설장비와 트럭, 건축 자재, 철강 등 관련 제조업체들이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미국 경제의 다른 부문들이 경기 하강세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고금리와 미국 경제성장의 약화 분위기에도 이들 제조업체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공급망 대란과 공장 신축에 따른 신규 수요로부터 비롯된 주문량 증가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캐터필러는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고, 수익도 26% 늘었다.

특히 캐터필러의 1분기 북미지역 내 기계류와 엔진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32% 증가하면서 중국의 판매 부진과 다른 해외 시장의 낮은 성장을 상쇄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소재 철강업체 누코르도 철강 제품 부문 수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42% 증가할 정도로 여전히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누코르의 차드 우터마크 부사장은 지난 달 콘퍼런스 콜에서 “반도체 칩 공장, 전기차 설비(반도체 공장들) 쪽에는 주문이 밀려 있고 그것보다 더 많이 견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밀워키 소재 공장 소프트웨어 및 자동화 장비 업체인 록웰 오토메이션 역시 공장 신축 붐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이 1년 전 동기에 비해 26% 늘었고, 판매 증가와 가격 인상 덕에 영업이익률도 21.3%로 5%포인트 이상 올랐다.

회사 측은 전기차와 반도체 공장 신설, 재생에너지 시설, 그리고 탄소 배출 축소를 추구하는 화석연료 회사들로부터 수요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블레이코 모레트 CEO는 산업체 고객들이 미국 내 유능한 공장 노동력 감소에 대응해 자동화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급망 문제에 따른 주문 적체가 여전하고 프로젝트도 지연되면서 관련 제조업체 경영진은 수요가 단번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밖에 상업용 트럭 제조사인 파카도 사정은 다르지 않아 이미 올해 감당할 주문이 꽉 찬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