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인 입국제한 아니나 각별한 주의’

2단계 여행경보는 ”여행 재고’ 전 단계

외교부 “한국인 미국 입국에 영향없어”

국무부 “한국 여행시 환자접촉 피하라”

미국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로 상향했다. ‘강화된 주의 실시’에 해당하는 여행경보 2단계는 한국 여행 금지나,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한국을 여행할 경우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다.

국무부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자 이날 한국과 일본에 대한 여행경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했다.

국무부는 “중국 본토 여행이나, 여행 관련 사안에서 긴밀한 접촉과 연관된 감염 사례가 많았지만, 한국에서는 지속적인 지역사회 감염이 보고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지역사회 감염이란 한국에서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그들이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고, 감염 확산은 진행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국무부가 발표하는 ‘여행 권고(Travel Advisories)’는 △1단계 일반적인 사전주의 실시(Exercise normal precaution) △2단계 강화된 주의 실시(Exercise increased caution) △3단계 여행 재고(Reconsider travel) △4단계 여행 금지(Do not travel)로 구성된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중국에 4단계, 홍콩·마카오·한국·일본에 2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미 CDC도 ‘여행 공지'(Travel Health Notice)를 통해 한국과 일본을 2단계 여행경보 국가로 분류했다. CDC의 여행 공지는 △1단계 주의(Watch·일반적인 사전 주의) △2단계 경계(Alert·강화된 사전 주의) △3단계 경고(Warning·불필요한 여행 자제)로 운영된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미국 정부가 자국민들이 한국, 일본으로 여행을 할 경우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취한 조치”라면서 “한국, 일본으로의 여행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고, 우리 국민의 미국 입국에도 아무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종 기준에 따라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을 포함한 70여개국이 현재 미 국무부 여행권고 2단계에 해당한다고도 설명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가 지나친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확대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여행주의’ 경고로 격상한 것은 미 행정부가 한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와 같이 확산세가 계속될 경우 ‘불필요한 여행 자제’로 까지 격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 국무부는 또한 여행경보 공지 홈페이지에 주한 미대사관 연락처를 아내하고, 한국 방문을 준비하는 여행객들에게 국내 코로나19 상황과 사전 주의 사항 등을 알려주고 있다.

미 국무부가 공개한 한국 여행시 행동요령에서도 여행 금지 수준의 권고는 없는 상태다. 미 국무부는 한국에서 환자들과 접촉을 피하고, 노인과 만성질환자들의 경우 의료인과 상담을 거쳐 불필요한 여행은 연기하는 것을 고려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손을 씻지 않은 채로 눈, 코, 입을 만지지 말고, 흐르는 물에 비누로 20초 이상 손을 씻거나, 알코올 기반 손세정제를 사용하라고 권했다.

CDC는 또한 한국 여행 2주일 뒤 열이나 기침, 호흡곤란 증세를 느낄 경우 의료기관에 전화해 증상을 얘기하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달라고 요청했다. 아플 때는 여행을 하지 말고, 기침을 할 경우 손이 아닌 휴지나 옷깃으로 코와 입을 막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아직 까지는 불필요한 여행은 자제하는 수준의 ‘주의’ 단계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세계 각국에서 한국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도 나오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바레인, 키리바시, 사모아 등 국가가 한국으로부터 방문하는 외국인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브루나이, 영국,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오만, 에티오피아, 우간다도 자가격리 및 입국절차를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