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내년 북한 인권증진에 400만불 지원

국무부, 2020 통합세출법 반영…”경제지원기금 전용”

미국 정부가 내년에 북한 주민들의 인권 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국제인권단체 등에 최소 400만달러(약 46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25일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0일 서명한 ‘2020회계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 추가 통합세출법’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통합세출법(Consolidated Appropriations Act)이란 규모가 작은 여러 개의 일반예산 집행에 관한 세출법안을 하나로 묶은 것을 말한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처럼 북한 인권 관련 예산이 통합세출법에 포함된 데 대해 “전년도 의회의 예산 배정에도 있었던 것이며 새로운 게 아니다”며 “세출법은 경제지원기금(ESF)을 북한과 관련해 전용할 경우 인권 증진을 위해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는 작년과 올해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북한 인권 증진에 관한 사업 예산을 배정했었다. ESF는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DRL)이 관리한다.

그러나 NK뉴스는 북한의 이른바 ‘연말 시한’ 설정에 따라 최근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 정부가 이 같은 사업예산을 편성한 사실에 주목했다. 북한은 미 정부가 올 연말까지 적대시 정책 철회 등 한반도 정세에 관한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경고해온 상황.

이런 가운데 미 정부는 이달 11일(현지시간) 북한의 연이은 단거리미사일 발사와 추가 도발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소집하면서 당초 10일 계획했던 안보리 차원의 북한 인권 토론회는 취소해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란 해석을 낳기도 했다. 북한은 그동안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우리에겐 인권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5일 유엔총회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이 채택됐을 때도 “우리 국가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외무성 대변인)이라며 반발했다.

미 정부의 이번 추가 통합세출법엔 북한과 함께 중국·베네수엘라·몰디브 등 다른 국가·지역 주민들의 인권 증진에 관한 사업예산 수백만달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