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대수명, 코로나 여파로 1.5년 줄었다

CDC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연간 감소폭”

지난해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전년대비 1.5년 감소한 77.3세를 기록해 2003년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밝혔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DC는 보고서에서 이와 같이 밝히며 지난 1942~1943년 기대수명이 2.9년 감소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연간 감소폭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예상치보다 6개월이 짧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엘리자베스 아리아스 CDC 연구원은 인터뷰에서 “지난 수십년간 기대수명이 매년 점차 증가했다”며 “2019년에서 2020년 사이의 감소폭이 지나치게 커져서 2003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10년을 잃어버린 기분이다”고 말했다.

CDC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이 감소의 약 3/4인 74%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약물 과다복용도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CDC 산하 국립보건통계센터(NCHS)는 지난주 미국의 약물 과다복용 사망률이 지난해 전년대비 30% 증가했다는 중간 자료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 기간 동안 인종, 성별, 인종 간 불균형이 악화했다고 밝혔다. 흑인의 수명은 2020년 71.8세로 2.9세 감소해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히스패닉 남성의 평균 수명은 3.7년 줄어든 75.3세로 전체 집단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지난해 남녀 기대수명 격차가 확대됐다. 여성은 2019년보다 6개월 늘어난 80.2세로 남성보다 즉 5.7세 더 장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료는 NCHS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고 수신, 처리, 코드화된 사망 인증서를 기반으로 한 조기 추정치를 나타낸다. CDC 보고서는 2020년 1월~12월까지의 잠정 사망률 데이터에 기초하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의 한 요양원에서 구급대원들이 한 노인을 응급차로 옮겨싣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