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에 한인 ‘유리 김’ 유력

현재 주알바니아 대사…서울서 태어나 괌으로 이민한 1.5세

기용시 성 김 전 대사에 이어 두번째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

조 바이든 행정부의 첫 주한 미국대사로 유리 김(49) 주알바니아 미국대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 대사가 지명되면 성 김 전 대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한국계 주한 미국 대사가 된다. 한국계 여성으로는 최초다.

21일 외교가에 따르면,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가 미 상원 인준을 받은 뒤 한·중·일 대사 후보를 지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미국 대사 후보로는 유리 김 대사가 앞서 있다고 한다.

김 대사는 서울에서 태어나 3세 때인 1974년 가족과 함께 미국령 괌으로 이민했다. 김 대사는 괌의 가톨릭 여고인 ‘아카데미 오브 아워 레이디 오브 괌’(AOLG)을 졸업한 뒤 펜실베이니아대학을 나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 미 국무부 외무관으로서 직업 외교관의 길로 접어든 김 대사는 1997년 중국 대사관과 일본 대사관을 거쳐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의 보좌관으로 일하다 지난 2003년부터 3년간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했다.

김 대사는 지난 2006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 당시 차석 대표인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보좌관, 당시 국무부 한국과장이었던 성 김 전 대사와 함께 미국 대표단의 ‘한인 3인방’으로 협상에 관여했다.

이로 인해 김 대사는 미 외교관으로선 드물게 ‘북한 전문가’로 통한다. 한·중·일 대사관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특별보좌관과 북한과장 등을 지내는 등 북핵 협상에 오랫동안 관여한 데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사는 또 이라크·터키 대사관을 거치며 중동에 대한 경험을 갖췄고, 지난 2019년 대사 지명 직전까지 남유럽국장과 유럽안보군사국장, 외교정책센터 국장, 국무부 부장관 수석 비서관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국무부는 지난 2019년 김 대사가 알바니아 대사로 지명됐을 당시 상원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김 대사에 대해 “경력 초기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특별보좌관이었고, 북한의 핵 프로그램 종식을 위한 6자 회담에서 미국 대표단의 일원이었다”며 “유럽과 아시아, 중동 전역의 국가 안보 문제들을 다룬 경험이 풍부하고, 국무부에서 여러 고위 공직을 진출하는 성공으로 연결됐다”고 소개했다.

김 대사는 상원 인준을 거쳐 지난 2020년 1월 주알바니아 미국 대사로 취임했다. 미주 한인 이민 117년 만에 첫 한국계 여성이 미국 대사직에 오른 것이었다. 한국계 출신으로는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조지프 윤 전 말레이시아 대사에 이어 세 번째였다.

김 대사는 1997년 8월 괌 공항 인근 니미츠 힐에 추락해 228명의 사망자를 낸 대한항공 801기 사고로 어머니를 잃기도 했다. 김 대사는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는 물론 터키어까지 구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리 김 주알바니아 미국 대사(미 국무부)©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