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기업들 “코로나 검사, 출발은 늦어지만…”

FDA, 유전자가위 활용방법 긴급승인…1시간내 결과 확인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에 크리스퍼 기술 적용 첫 사례”

코로나19 검사키트 개발과 관련, 출발이 늦었던 미국 바이오 기업들의 무서운 속도로 다른 나라 기업들을 추월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7일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진단하는 기술을 승인했다.

미국 바이오벤처 셜록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FDA로부터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한 코로나19 진단기기 ‘셜록(Sherlock)™ CRISPR SARS-CoV-2(이하 셜록)’를 긴급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이 기기는 약 1시간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탐지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는 징크핑거(ZFN), 탈렌(TALEN)에 이어 개발된 3세대 유전자 편집기술로 Cas9 효소를 이용해 유전자를 정밀하게 절단하는 유전자가위 시스템이다.

크리스퍼(CRISPR)란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의 영문 머리글자로 “규칙적인 간격을 갖는 짧은 회문구조 반복단위의 배열”이라는 뜻이다.

과학자들은 유전자 편집도구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DNA를 정밀하게 절단해 염기서열의 순서를 바꾸거나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새로운 DNA 조각으로 유전적 결함의 치료가 가능하다.

동식물의 형질 개량, 유전자 치료, 해충 퇴치, 멸종 동물의 복원 등 광범위한 분야에 이용될 수 있어 파급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며 전 세계적으로 기술개발 뿐 아니라 특허권 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관련 첫 특허 출원은 2012년 5월에 UC버클리의 다우드나 교수, 그리고 공동으로 연구했던 스웨덴 출신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박사다. 이어 2012년 10월에 김진수 전 서울대 교수가 대주주인 한국기업 툴젠을 통해 특허출원을 했고 12월에는 하버드대학과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MIT)이 공동으로 설립한 브로드연구소의 장 펑 교수가 역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기술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셜록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셜록은 Cas9 대신 Cas13을 활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를 절단해 표지 유전자를 검출하는 원리다. 아토(10의 18승 분의 1) 몰 단위의 바이러스까지 검출이 가능해 정밀도가 매우 높다.

또한 면봉을 이용해 비강, 비인두, 인두 및 기관지폐포세척(BAL)을 통해 검체를 체취한 후 바로 현장에서 검사가 가능하도록 임신 테스트기와 유사한 형태로 개발 중이다.

라울 단다 셜록바이오사이언스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는 “FDA로부터 승인받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기술에 크리스퍼 기술을 적용한 첫 사례”라며 “전 세계 의료진과 연구자들에게 진단기기를 제공해 전염병과 최전선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원트 셜록바이오사이언스 공동 창립자는 “셜록은 단일 분자에서 DNA 또는 RNA 염기서열 내의 변화를 신속하게 식별할 수 있다”며 “일선 현장에서 이 정밀도에 한번에 100개 이상의 대상에 적용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셜록바이오사이언스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중이며 향후 몇 주 안으로 배포 및 활용안을 공개할 계획이다.

유전자 가위 모식도. /뉴스1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