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1장 기부가 불러온 기적

캔자스주 농부 뉴욕 의료진에 N95 마스크 보내

쿠오모 주지사가 SNS서 기부사실 알리며 화제

49년 전 중퇴한 주립대학에서 학사학위 수여해

캔자스주의 한 농부가 자신이 가진 소중한 N95 마스크 가운데 하나를 의료진에 기증한 덕에 젊은 시절 중퇴했던 대학의 학사 학위를 받게 되었다.

7일 CNN 등에 따르면 캔자스주 트로이 인근에 거주하는 데니스 런크라는 한 농부는 지난 3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에게 코로나19에 매우 잘 대응하고 있다고 칭찬하는 손편지를 보냈다. 런크는 사용한 적이 없는 N95 마스크 하나를 뉴욕의 의사나 간호사에게 주라며 편지에 동봉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트위터

자신과 부인이 70대이고 부인은 폐가 한쪽 밖에 없고 당뇨병이 있어 걱정된다면서도 그는 자신이 가진 5개의 마스크 가운데 가족들을 위해 4개는 남긴 채 한 개를 기증한 것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지난달 24일 그의 편지를 사진 찍어 트위터로 공유하면서 “최고의 휴머니티를 보여줬다”고 감사했고 자신의 코로나 브리핑에서도 이 농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런크는 뉴욕의 사망자 수가 치솟고 의료진이 마스크 부족을 호소하는 것을 보고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집 어딘가에 마스크가 있었던 것 같아 뒤지다가 찾아냈다”면서 “그걸 어디 버렸다면 기분이 나빴을텐데 찾아내고 다른 이가 사용하도록 보낼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약 2주 후 캔자스 주지사 로라 켈리는 페이스북에 런크가 캔자스주립대로부터 학사 학위를 받았다는 소식을 올렸다. 캔자스 주립대는 런크가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 중퇴한 학교다.

켈리 주지사는 “그는 1971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어머니와 가족 농장을 돌보기 위해 2학점 남은 농학과 학위를 포기해야 했다”면서 “그의 친절함과 평생 농업에 종사한 점은 학위를 받을 자격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집 앞에 마스크를 들고 서 있는 캔자스 주 농부 데니스 런크/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