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좋은 일엔 한국인, 나쁜 일엔 한국계 미국인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 214호

한국의 미디어들이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을 보는 2가지 시각이 있습니다.

우선 PGA나 LPGA골프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들이나 공직에 당선된 정치인들에게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나 ‘한국계’라는 명칭을 사용합니다.

반면 범죄를 저지르거나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한인들을 부를 때는 어김없이 ‘한국계 미국인’을 사용합니다.

영어로는 ‘Korean American’으로 같은 말이지만 이를 한국말로 번역할 때는 ‘미국인’이라는 말을 빼거나 더해서 교묘한 변화를 주는 것입니다. 즉, 미주 한인들은 잘할 때는 한국인이고, 못할 때는 미국인이 되는 변화무쌍하면서도, 서글픈 경계인인 셈입니다.

이같은 문제는 애틀랜타 한인사회의 원로인 박선근 전 한인회장이 줄곧 지적해온 내용입니다. 박 회장은 지난 18일자로 한국 언론에 일제히 보도된 ‘한국계 미국인, 한국 국방부에 10만달러 뇌물 제공’이라는 기사를 예로 들며 이 문제를 다시 공론화 했습니다. 또한 한국 언론들은 19일 ‘유승준 방지법’과 이에 대한 가수 유승준의 반발을 다루면서도 ‘한국계 미국인 스티브 유’라고 부각시켰습니다.

박 회장은 기자에게 “내 실명을 밝혀도 좋으니 이 문제를 꼭 제기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래도 우리 한인들은 정신을 못차리고 ‘한국, 한국’하며 짝사랑을 하다가 지치면서도 총영사관을 따라다니고 있다”면서 “(한국정부로부터) 후원금 몇푼 받고 사진 찍어주는 일에 신경쓰다 정작 세금내고 사는 미국에서는 주류사회 진입은 커녕 항의 한번 제대로 하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한탄했습니다.

특히 박 회장은 “연방과 카운티 정부에서 돈을 쌓아놓고 가져다 쓰라고 하는 지원금을 절반도 사용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한인회 등의 문제를 지적한 뒤 “한국 정치에는 비상한 관심을 가지면서 미국 유권자 등록은 모른 척하고 투표참여를 부탁하는 젊은 자원봉사자들은 외면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자녀들에게 정체성을 가르치기 앞서 우리 1세대 이민자들이 먼저 스스로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할 것 같아 소개해드렸습니다.

대표기자

One thought on “[뉴스레터] 좋은 일엔 한국인, 나쁜 일엔 한국계 미국인

  1. 한국정부와 정치인들은 필요하면 동포에게 모금해달라고 연락오고?
    필요하지 않으면 ‘똥포’ 취급하는것도 없어져야되는데
    미주동포 스스로가 만들어가야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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