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쫓겨나는 줄 알아…바로 당신!!!”

싱글맘, 아파트 문앞에 붙여진 조롱성 퇴거 통지서에 충격

변호사들 “내부에 붙이고, 신청 3일전에 테넌트에 알려야”

텍사스 휴스턴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실직 싱글맘에게 관리업체가 조롱성 퇴거 통지서를 보내 비난을 사고 있다.

휴스턴의 ‘더 스티플스(The Steeples)’ 아파트 단지는 지난 17일 6월과 7월 렌트를 내지 못한 테넌트 소냐 리씨의 집 문앞에 “누가 이사나가는 줄 알아?…그건 바로 당신!(Guess who is moving?…You!!!)”이라는 제목의 퇴거 통지서를 붙였다.

‘스마일 이모지’가 그려진 통지서는 “오늘 저녁 6시까지 밀린 렌트를 내지 못하면 키를 반납하고 이사를 나가야 한다”면서 “퇴거신청은 내일 아침에 법원에 제출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2자녀와 함께 이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리씨는 햄버거 가게인 ‘잭 인 더 박스’에서 일하다 팬데믹으로 매장이 문을 닫는 바람에 직장을 잃었다. 리씨는 “실업수당을 신청했지만 5번이나 기각당했다”면서 “관리사무소의 퇴거 통지서가 내게는 하나도 유머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지역 언론인 KTRK-TV와 인터뷰한 존-로스 트레비노 변호사는 “퇴거 통지서는 사생활 존중을 위해 반드시 주택 내부에 붙여야 하며 퇴거신청을 하기 전에 적어도 3일은 테넌트에게 말미를 줘야 한다”면서 “이같은 일방적인 통지서는 아무런 법적 효력도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통지서 내용이 소셜미디어와 언론에 소개되자 관리업체인 케이랴(Karya)사는 공식적으로 사과 성명을 내고 “문제의 통지서를 붙인 매니저를 내부적으로 징계했으며 앞으로 통지서를 붙이기 전에 회사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스와프닐 아가월 CEO는 “민감한 문제를 무감각하게 접근해 테넌트에게 상처를 입혀 개인적으로도 사과를 전한다”면서 “우리의 잘못을 100% 인정하며 앞으로 직원 교육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리씨의 렌트를 지원하기 위해 3380달러의 목표로 개설된 고펀드미(링크) 계좌에는 21일 현재 목표액의 10배 수준인 3만2500달러가 모금됐다.

문제의 통지서와 소냐 리씨 가족/KTRK-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