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슈빌 폭발 범인 “이동통신이 사람들 죽인다”

워너, 벨사우스서 일하던 아버지 치매 사망후 음모론 빠져

본인도 암 투병, 시한부 인생…”AT&T 폭파해 영웅 되겠다”

연방 수사당국이 성탄절 아침에 테네시주 내슈빌 시내에서 발생한 차량폭발 사건의 범행 동기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28일 연방수사국(FBI)과 경찰은 용의자가 현장에서 자폭했다며 단독 범행으로 추정하지만 구체적 범행 동기는 제시하지 않았다. 당국은 내슈빌에 살던 63세의 앤서니 퀸 워너를 용의자로 지목했으며 당일 현장에서 발견된 유해가 워너의 DNA와 일치한다고 확인했다.

워너가 주택을 무상 증여한 미셸 스윙./Daily Mail

 

이와 관련, 데일리메일과 뉴욕포스트 등 언론들은 주변 인물들의 증언을 통해 “워너가 자폭 범행을 통해 5G 네트워크를 파괴한 영웅으로 기억되고 싶어했다”고 보도했다. 워너는 이와 관련, 사건 전에 “세상이 자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 주민인 트럭운전사 릭 로드가 지난 21일 워너를 보고 차를 세운 뒤 ‘산타가 크리스마스에 좋은 것을 가져다줄 것 같냐’고 묻자, 워너는 웃으면서 “그렇다”고 한 뒤 “내슈빌과 세계는 나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AP는 전했다.

워너의 아버지 찰스 워너./Legacy.com

 

워너의 아버지 찰스 워너는 평생 AT&T의 자회사였던 벨사우스에서 일하다 은퇴해 치매를 앓게 됐으며 지난 2011년 7월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내슈빌 WSMV방송에 따르면 FBI는 “아버지의 사망 이후 워너는 이동통신이 사람들을 죽인다는 편집증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평생 독신이었던 워너의 전 여자친구는 데일리메일에 “워너가 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면서 “폭발 사건이 아니었어도 삶이 얼마 남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또한 워너의 친어머니인 베티 레인은 이혼한 전 남편인 찰스 워너가 유산으로 남긴 주택들을 놓고 큰 아들인 워너를 고소하기도 했다. 베티 레인은 지난해 “워너가 내 동의도 없이 전 남편의 주택 2채를 자신의 소유로 등기했다”며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워너가 2채의 집을 모두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29세의 여성 미셸 스윙에게 무상증여하고, 스윙은 이 가운데 1채를 베티 레인에게 다시 증여하면서 취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베티 레인과 미셸 스윙은 언론들의 취재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테네시주 수사국(TBI)의 데이비드 로쉬 국장은 NBC방송 인터뷰에서 “용의자의 의도는 폭발로 인한 파괴에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으며 존 쿠퍼 내슈빌 시장도 “이번 폭발이 AT&T 송전 건물을 타겟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국이 이날 공개한 기록에 따르면 워너는 1978년에 마리화나 관련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지만, 그 밖의 범죄 전력은 없다.

폭발로 화염에 휩싸인 내슈빌 다운타운/Metro Nashville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