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등장 김정은, ‘사망설’등 온갖 억측 잠재워

할아버지 김일성 생일 참배 안해 건강 이상설 제기

탈북민 출신 의원 당선인 발언으로 ‘위중설’ 증폭돼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 활동 소식을 20일 만에 전함으로써 그의 신변을 둘러싼 온갖 억측을 잠재웠다.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2일 오전 첫 뉴스로 김 위원장의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재룡 내각 총리 등 간부들과 공장 내부를 둘러보는 사진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평양에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뒤 모습을 감췄다.

특히 나흘 뒤 조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집권 후 처음으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건너뜀으로써 건강이상설에 불을 지폈다.

이틀 뒤 국내 전문가가 그의 건강 이상 가능성을 제기하고, 같은 달 20일에는 국내 보수 성향의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김 위원장이 12일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의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치료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건강이상설이 본격적으로 확산했다.

다음 날 미국 CNN방송이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신변이상설을 보도하면서 세계가 들썩였다.

이에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으며 김 위원장이 지방에 체류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이 체류 중인 곳으로는 휴양시설이 있는 강원도 원산이 지목됐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도 김 위원장 전용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21일, 23일, 29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원산의 한 역에 정차돼 있다고 공개해 원산 체류설에 힘을 실었다.

북한 매체는 그사이 김 위원장의 축전 교환, 감사 전달, 생일상 전달 등 내치·외교 활동을 며칠 간격으로 계속 전해 건강이상설을 간접적으로 부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도 북한에서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보도가 계속 나오지 않고 사진·영상도 공개되지 않으면서 국내외에서 건강이상설은 잦아들지 않았다. CNN 보도가 부정확하다고 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후 김 위원장 신변을 묻는 관련 질문에는 애매모호한 입장과 오락가락하는 언급을 이어가면서 오히려 의혹을 키웠다.

외신을 중심으로 김 위원장 유고시 후계 구도를 분석한 기사들이 계속 쏟아지면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에 이목이 쏠렸다.

북한 매체의 ‘침묵’이 길어지는 가운데 탈북민 출긴인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은 지난 28일 CNN과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1일에는 탈북자 출신인 미래한국당 지성호 국회의원 당선인의 “김 위원장 사망 99% 확신” 발언이 국내 뉴스포털을 장악했다.

지 당선인은 이번 주말께 북한이 김 위원장 사망을 발표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김 위원장은 이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을 통해 ‘깜짝 재등장’함으로써 그간 제기된 다양한 설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 위원장은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준공식에서 붉은 테이프를 자르고 주변의 간부들에게 뭔가 지시를 하며 건강한 모습이었다.

 

VOA 기자 윌리엄 갤로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