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이어 오렌지도 폭등…주스 값 ‘껑충’

미국 최대 산지 플로리다주 오렌지 수확량 90년만 최악 기록

허리케인·냉해·병충해까지…비농축주스 2016년 이후 20%↑

작년 10월 허리케인 이안에 꺾인 플로리다 오렌지 나무

작년 10월 허리케인 이안에 꺾인 플로리다 오렌지 나무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플로리다산 오렌지가 거의 90년 만에 최악의 수확량 부진에 직면해 있다고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2일 보도했다.

대형 허리케인에 냉해, 병충해 등 잇단 악재가 겹친 여파다.

보도에 따르면 생산자 단체인 플로리다 시트러스 뮤추얼의 최고경영자(CEO)인 매트 조이너는 현지 오렌지 과수원들이 지난해 허리케인 ‘이안’과 냉해, 병충해 피해를 잇따라 입었다고 전했다.

게다가 2000년대 중반부터 이 지역 과수원을 꾸준히 괴롭혀온 병충해 ‘오렌지 녹색병’도 확산하면서 이로 인해 익지 못한 채 낙과하는 피해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플로리다 내 오렌지 경작지 37만5000에이커(약 1517㎢) 중 기상 재해나 병충해 피해에서 자유로운 곳은 없었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오렌지 주스 가격 추이를 전한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 주정부는 이번 수확 시즌 지역내 오렌지 생산량이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 생산량은 거의 90년 만의 최저 규모로, 역대 최대 수확 기록을 낸 1998년과 비교하면 93%나 줄어드는 수준이다.

오렌지 주스 가격도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 비농축(NFC) 주스는 2016년 이후 20% 이상 오른 상황이다.

미국 내 오렌지 주산지로는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가 유명하지만 건조한 기후 영향으로 껍질이 두꺼워 비교적 장기 유통에 유리한 캘리포니아산은 주로 과일 형태로 소비되고 주스용으로는 플로리다산이 많이 쓰인다.

오렌지 주스는 2차 세계대전 때 군 공급용으로 오렌지 농축물 제조 기법이 개발된 뒤 대중화되면서 한동안 미국인의 아침 식탁 메뉴로 인기를 끌어 1970년대 플로리다에는 가공 공장이 50곳을 넘기도 했다.

이 지역 재배면적도 1990년대 후반에는 66만5000에이커로 늘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이후 확산한 ‘오렌지 녹색병’ 여파로 많은 과수원이 복숭아, 파인애플 등으로 재배 작물을 전환하고 미국인들의 음료 소비행태도 변하면서 이 지역 경작지는 이미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플로리다에는 지난 16세기 후반 무렵 유럽인들에 의해 오렌지가 유입돼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