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검문에 불응한 14살 소년 마구 때려

‘구타 영상’ 확산…경찰당국, 내부조사 착수

피해 소년 “내가 거짓말해서 생긴 일, 미안”

캘리포니아주의 한 경찰관이 검문에 불응한 14살 소년을 마구 때리는 사건이 발생, 경찰 당국이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피해 소년은 오히려 자신이 경찰에 제대로 협조를 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면서 “그 경찰관과 다시 만나면 좋은 사이가 되길 바란다”고 어른스럽게 행동해 눈길을 끌었다.

29일 CNN방송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트위터에는 경찰이 앳된 소년을 땅바닥에 눕힌 뒤 소년의 가슴을 주먹으로 수차례 가격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을 게재한 소년의 누나는 트위터에 “제 동생은 심장 질환이 있는 14살 소년”이라며 “동생은 아직 어리고 결코 법에 저촉될 만한 일을 저지른 적이 없다. 그는 (체포 당시) 매우 무서워했다”고 썼다.

15초 분량의 이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삽시간에 퍼지며 20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문제의 경찰관이 소속된 캘리포니아주 랜초 코도바 경찰서는 성명을 내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27일 미성년자를 상대로 술과 담배, 마약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순찰에 나선 이 경찰관은 길거리에서 두 명이 뭔가를 주고받는 장면을 목격했다.

경찰관이 현장에 가까이 다가가자 한 명은 달아났고, 경찰관은 남아있던 소년을 상대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궁했다.

담배를 소지하고 있던 소년이 검문에 불응하며 저항하자, 경찰관은 소년에게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하며 수갑을 채웠다.

이후 소년은 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서야 보호자에게 인계됐다.

랜초 코도바 경찰서는 “해당 경찰은 소년의 나이를 몰랐고, 소년이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생긴 일”이라면서도 “경찰의 무력 사용과 관련해 완전하고 철저하게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타를 당한 소년은 지역 매체와 인터뷰에서 “경찰관이 나에게 그런 행동을 할 권리는 없다”면서도 “담배가 없다고 거짓말하고 경찰에게 협조하지 않은 실수를 저질렀고, 그 경찰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경찰의 14살 소년 구타 장면 [트위터 사용자 계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