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GA 연구팀 “통풍약, 코로나 예방·치료에 효과”

프로베네시드, 실험관서 항 코로나바이러스 복제 억제 확인

코로나19 바이러스 외 RSV,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도 효과

통풍 치료제로 쓰이는 약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공개됐다. 특히 해당 약물은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와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최근 백신 접종 확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다며 이 약물이 새로운 선택지 중 하나로 활용될 수 있길 기대했다.

12일 에덴스 배너 헤럴드 등 언론에 따르면 조지아대학교(UGA) 연구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통풍 치료제 ‘프로베네시드’를 이용해 코로나19와 싸울 수 있다며 연구결과 이 약물이 강한 항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을 갖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10일 해외 저명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프로베네시드는 소변을 통해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을 배출시켜 체내 요산 수치를 낮춰주는 경구용 요산배설촉진제로 통풍성 관절염 등의 치료에 쓰인다. 지난 1976년 미국 FDA에서 처음 허가받아 국내외에서 40년 이상 처방돼 새로운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도 낮다.

◇동물실험서 바이러스 복제 차단 효과 확인

연구팀은 프로베네시드가 바이러스의 복제 과정을 차단해 체내에 들어온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를 감염시키는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포유류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프로베네시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전 24시간 또는 감염 후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건강한 성인의 폐상피세포(NHBE)와 녹색원숭이 신장세포(Vero E6)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각각 90% 와 60% 감소했다. 연구팀은 가장 높은 프로베네시드 농도에서도 세포 독성이 없었다며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프로베네시드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들의 치료뿐 아니라 바이러스에 노출 전 잠재적인 예방을 위해 약물을 복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플루엔자 H1N1 바이러스 복제가 완전히 차단됐고 시험관 내 실험에서 RSV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 현재 생체 내(in vivo) 연구가 진행 중이다.

◇”프로베네시드, 코로나19 예방에도 도움”

백신과 달리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을 위해 개발된 치료제는 아직 뉴클리오시드 유사체 항바이러스제인 베클루리(성분 렘데시비르)와 항체치료제 정도뿐이다. 두 치료제 모두 정맥주사(IV) 방식이어서 환자들에게 손쉽게 투약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 치료법들은 코로나19에 효과를 보였지만 값이 비싸고 IV 투약으로 접근성이 부족하다”며 “프로베네시드는 의사의 처방으로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프로베네시드는 일부 항생제의 효능을 높이는데도 사용돼 잠재적으로 다른 코로나19 치료법의 효능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향후 사람들에게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적용 가능한 프로베네시드의 최적 용량을 알아보기 위해 연내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랄프 트립 조지아대 교수는 “프로베네시드는 코로나19를 포함해 우리가 시험한 모든 RNA 호흡기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었다. 특히 RSV, 코로나19, 독감 모두 같은 계절에 유행할 수 있다”며 “이 경구용 약물을 사용해 잠재적인 감염 및 질병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베네시드 의약품 (사진출처=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