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압수수색 당했다

배터리 전쟁 최악국면…”경쟁사 기밀유출 관련”

LG화학 “수사 통해 경쟁 불공정행위 밝혀지기를”

SK이노 “특정인력 타깃 없어…대화로 해결하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용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의혹을 놓고 국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오전부터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빌딩과 대전 소재 대덕기술원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회사 기밀이 유출된 부분에 대한 고소가 있어서 수사를 하는 것”이라며 “경쟁업체에서 고소가 들어와 현재는 SK이노베이션만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압수수색은 특정 혐의를 포착해 이뤄진 것이라기보다는 고소장 접수 이후 혐의를 구체화하기 위한 자료확보 차원이라는 것이 경찰 측의 설명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모듈과 팩 등의 제조공정에 대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제소했다. 또 지난 5월에는 SK이노베이션과 인사담당직원 등을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

SK이노베이션도 국내법원에 명예훼손 등으로 소송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또 지난 3일에는 ITC에 LG화학과 LG화학의 미국 내 자회사 LG화학 미시간이 자사의 배터리 특허를 침해했다고 제소하기도 했다.

LG화학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이 조직적으로 LG화학 측 인력을 빼가면서 2차전지 관련 국가핵심기술과 영업비밀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소 경위를 밝혔다. 또 “이번 수사를 통해 경쟁사의 위법한 불공정행위가 명백히 밝혀지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가 배터리산업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관련 의혹에 대해 “헤드헌터를 통해 특정인력을 타기팅해 1명도 채용한 적이 없다”면서도 “다만 헤드헌팅 회사들에는 특정 배터리기업(LG화학) 출신 인력들의 이직 희망 신청이 넘쳐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치킨게임에 매달리지 말고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자”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