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오히려 에이전트의 터치가 필요합니다”

조지아한인부동산협회 조앤리 회장 등 임원진 인터뷰

고객 문화, 취향 아는 한인 중개인들의 역할 더욱 커져

협회는 ‘공동의 선’ 위해 꼭 필요…윤리-전문 교육 중점

유민경 홍보부장, 조앤리 회장, 김지연 총무(왼쪽부터)

“챗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사람’ 부동산 에이전트가 꼭 필요한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조지아주 한인 부동산 중개인들을 대표하는 조지아한인부동산협회(회장 조앤 리) 임원진을 만났다. 이들은 “AI를 통해 부동산 매매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은 얻을 수 있겠지만 인생의 가장 큰 선택 가운데 하나인 주택 구매를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인터뷰에는 조앤 리 회장과 유민경 홍보부장, 김지연 총무가 함께 했다. 조앤리 회장은 “일부 부동산 브로커는 이미 AI를 이용해 주택 리스팅을 관리하고 구매와 렌트 등에 이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들 리스팅은 대부분 ‘한심한’ 수준이고 고객 각자의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유민경 부장은 “평생, 또는 최소한 수년간 거주할 주택을 선택하는 데는 주택 위치와 가격, 상태 등 객관적인 자료 외에도 개인적인 취향과 문화적 배경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지연 총무는 “사실 문제가 하나도 없는 집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주택의 장점과 단점을 고객의 입장에서 파악하고 개인적인 선호도까지 고려해 조언해줄 수 있는 에이전트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각자의 경험을 들어 상세히 설명했다. 조앤리 회장은 “한인을 비롯한 아시아계 고객들은 풍수지리의 관점에서 집의 방향과 구조 등을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한인 에이전트는 이같은 섬세한 취향을 이해하기 때문에 고객의 관점에서 알맞은 집을 추천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연 총무는 “거래 과정에서 언어의 장벽과 문화적 거리감을 해소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이러한 의사소통 덕분에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고 더 좋은 조건으로 딜을 마무리짓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유민경 부장은 “에이전트 경험을 쌓을수록 내가 세일즈 우먼이 아니라 심리학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그만큼 한인 고객들의 심리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됐고 고객에게 꼭 맞는 주택을 더 빨리 찾아주는 역할을 하게 됐다”고 경험을 전했다.

한인부동산협회에 대해 조앤리 회장은 “현재 조지아주에 등록된 한인 부동산중개인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이 가운데 100명 남짓이 협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앤리 회장은 “협회는 에이전트와 고객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공동의 선(ccommon good)을 창출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다”면서 “무엇보다 직업 윤리(work ethic)에 대한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고 각종 전문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민경 부장은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들이 가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신구 세대의 조화와 함께 세대 교체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신구 세대가 각자 지닌 경험과 기술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지아주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조앤리 회장은 “한국 기업들의 대거 진출로 애틀랜타는 물론 사바나 등 지역 도시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K-팝으로 대표되는 한국문화 붐까지 일면서 한인들의 위상도 높아지고 주류 부동산 업계가 협력관계를 요청하는 등 긍정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민경 부장은 “아직 리스팅 공급 부족과 모기지 금리가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남아있지만 결국은 투자가치가 높은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몰릴 것으로 본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조지아주 부동산 시장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