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외과용·면 마스크 소용없다”

기침시 틈새로 비말 빠져…바이러스 침투는 어느 정도 방어

아산병원 “타인 의한 감염 막기 위해 일반인 착용은 권장해”

외과용(치과용) 마스크와 면 마스크는 기침시 비말(침방울)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는 것으로 증명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기침할 경우 주변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침 증상이 있다면 N95나 KF94와 같은 고효율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다만, 외과용이나 면마스크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안으로 침투하는 것은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어, 기침 증상이 없는 경우라면 외과형이나 면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는 분석이다.

서울아산병원은 7일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김민철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성민기 세종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팀이 외과용 마스크와 면 마스크의 코로나19 차단효과를 알아본 결과 이들 마스크는 환자들 기침시 분출되는 바이러스를 차단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7일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양성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 4명의 동의를 받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각각 △마스크 미착용 △외과용 마스크 착용 △면 마스크 착용 상태에서, 약 20센티미터(cm) 가량 떨어진 세균배양접시를 향해 5번 기침을 하게 했다. 이후 세균배양접시와 마스크 안쪽 및 바깥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 양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기침을 한 경우 세균배양접시에서 가장 많은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외과용 마스크와 면 마스크를 착용후엔 이보다 적지만 여전히 일정량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또 환자가 기침을 한 후 외과용과 면 마스크 바깥 표면에서 체득한 검체는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됐다. 반면, 마스크 안쪽 표면의 검체는 대부분 음성이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가 기침을 할 때 비교적 빠른 유속으로 미세한 바이러스 입자를 뱉어내다 보니 마스크에 걸러지는 것보다 통과하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기침시 강한 압력이 발생돼 마스크가 뜨면서 마스크 주변으로 바이러스가 새어나간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숨을 들이 마실 때는 기침 때보다 유속이 느리고 마스크가 뜰 가능성이 적어 바이러스가 상대적으로 잘 걸러졌다고 분석했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환자는 기침으로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어 외과용이나 면 마스크 착용이 적합하지 않다”며 “기침이 많은 경우는 KF94와 같은 고성능 마스크가 오히려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철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가 이론적으로 외부 비말이 안으로 들어오는 건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다”며 “확진자가 아닌 일반인이라면 타인으로부터의 비말 감염을 막기 위해서라도 외과용 및 면 마스크 착용을 지속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기침과 들숨 시 공기역학적 특성(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