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스마트폰에 SK 하이닉스 칩 장착”

블룸버그 보도…하이닉스 “거래한 적 없다…경위 파악 중”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중국 화웨이의 신형 휴대전화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돼 SK하이닉스가 경위 파악에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은 반도체 컨설팅업체 테크인사이트에 의뢰해 화웨이의 ‘메이트 60 프로’를 해체해 분석한 결과 부품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스마트폰용 D램인 LPDDR5와 낸드플래시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7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화웨이와 거래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해당 분석내용에 대한 블룸버그의 질의에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도입된 이후 화웨이와 더는 거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면서 “해당 사안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화웨이 신제품에 자사 메모리 칩이 쓰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신고했으며,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본사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스마트폰은 화웨이가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를 적용해 개발한 신형 스마트폰으로, 미국의 제재에도 중국이 이와 같은 최신 제품을 생산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이에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화웨이의 이 스마트폰에 적용된 반도체를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가 개발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제재 위반 사례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화웨이가 하이닉스로부터 어떻게 메모리 반도체를 조달했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웨이가 미국의 무역 제재가 전면적으로 부과되기 전인 2020년까지 축적한 부품의 재고를 활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게 한 가지 가능성”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 정부가 화웨이 통신장비에 해킹 도구를 설치해 기밀을 빼간다며 일련의 제재를 시작했다.

현재 미국은 화웨이와 그 계열사를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상무부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올려 수출규제를 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20년 5월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를 화웨이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업을 자국 내에서 해외로 확대했다.

나아가 그해 8월에는 반도체의 우회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세계 20여개국에 있는 화웨이 계열사들 또한 블랙리스트에 등재했다.

화웨이는 이번 사안과 관련한 언론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이날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에 하이닉스 반도체가 들어갔다는 소식 속에 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12만900원까지 올랐다가 하락과 상승을 거듭한 끝에 11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