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사외이사, 월가 뒤흔든 아케고스 대표

모비스 사외이사 브라이언 존슨, 공동 대표 맡고 있어

충격 우려에도 현대모비스 “아직 거취 논의 단계 아냐”

현대모비스의 사외이사 중 한 명이 미국 월가를 뒤흔든 ‘아케고스'(Archegos) 대표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케고스 사태는 헤지펀드가 은행들로부터 받은 막대한 빚으로 투자했다가 주가가 하락해 은행까지 큰 손실을 본 사건이다. 노무라는 피해액이 2조원 정도에 달하며, 크레디트스위스·UBS·미츠비시UFJ 등도 대규모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모비스는 이번 일로 해당 사외이사의 거취를 변경하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9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브라이언 존슨(Brian D. Jones)을 선임했다.

브라이언 존슨은 감사위원회 활동은 물론 ESG를 담당하는 투명경영위원회 활동도 맡아왔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남은 임기가 1년이 채 안되지만, 아케고스 사태가 터지면서 난처하게 됐다. 브라이언 존슨이 아케고스 캐피탈(Archegos Capital Management Co-President)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투자가 빌 황이 연루된 아케고스 사태는 월가를 뒤흔들 정도로 파장이 크다. 내로라하는 IB들의 대규모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아케고스 투자 방식인 TRS(total return swap·총수익 스와프)가 불법은 아니지만, 시장에 미친 충격을 고려할 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는 피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브라이언 존슨도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브라이언 존슨의 사외이사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고, 투명경영위원회 활동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회사에서 문제가 터진 상황에서 다른 회사의 사외이사 업무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 특히 ESG를 담당하는 투명경영위원회와는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다만 현대모비스는 브라이언 존슨 이사의 거취는 변동없다고 선을 그었다. 브라이언 존슨의 아케고스 역할이 투자관리가 아닌 경영지원을 담당했기 때문에 이번 사태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해당 사외이사의 개인일탈 문제도 아니고, 브라이언 존슨은 아케고스 투자관리 업무가 아닌 경영지원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모비스는 이전 IB분야에서의 경력과 전문성을 인정해 선임한 것이며, 아케고스 캐피털과 당사 사외이사의 업무역할이 상이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향후 거취에 대해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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