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23만대 팔렸는데…쏘나타의 ‘몰락’

지난해 미국판매 7만6천대 불과…앨라배마 공장 생산 축소

한국시장서도 판매 부진…미국 물량 가져간 공장 생산중단

한때 미국에서 한국산 자동차를 대표하는 차종이었던 현대차 쏘나타가 SUV 위주의 시장 재편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쏘나타는 지난 2012년 미국시장에서 무려 23만605대가 팔리면서 현대 전체 판매량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했던 간판 모델이었다.

하지만 이후 판매량이 감소해 2017년 13만1803대, 2018년 10만5118대, 2019년 8만7466대를 기록하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에는 7만6997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해 현대차 전체 판매대수 62만2269대 가운데 쏘나타의 비중은 8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쏘나타의 빈 자리는 투싼과 싼타페, 코나 등 SUV 라인업이 차지했다. 결국 현대차는 지난달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쏘나타 물량 가운데 일부를 한국 공장으로 이전하고 대신 미국에서 인기있는 투싼 라인을 앨라배마로 옮겨왔다.

그런데 미국 공장의 쏘나타 물량을 가져간 현대차 아산공장이 쏘나타 판매 부진 여파로 오는 12일부터 5일간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현대차는 8일 “시장 수요 감소에 따른 탄력적 생산 공급을 위한 것”이라고 중단 사유를 밝혔다. 아산공장은 앞서 작년 연말에도 쏘나타 적정 재고 유지 차원에서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아산공장에서는 현대차의 대표 모델인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 시장 판매 1위를 달리는 그랜저와 달리 한때 ‘국민차’로 불렸던 쏘나타는 한국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쏘나타의 작년 한국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32.6% 감소한 6만7440대에 그쳤고, 올해는 1월 3612대, 2월 4186대 등 총 7798대가 팔리는 데 불과했다. 그래도 미국시장의 사정은 한국보다 나아서 1월 5020대, 2월 6202대 등 총 1만1222대가 판매됐다.

한 현대차 협력업체 관계자는 “쏘나타 관련 부품을 제조하는 업체들에게는 나쁜 소식이지만 미국시장의 트렌드를 봤을 때 쏘나타 대신 투싼을 가져온 것은 장기적으로 현대차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2020 쏘나타’ [현대자동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