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한인 언론사 사진 무단 사용 논란

외교부, 자체 유튜브 채널에 출처 안밝히고 ‘한국전쟁 기념도로’ 영상 올려

문제가 된 동영상 

대한민국 외교부가 미주 한인 언론사가 취재한 사진자료를 자체 홍보영상물에 무단으로 사용해 비난을 사고 있다.

세계한인언론인협회(회장 김명곤)와 한인 언론 텍사스N에 따르면 외교부는 최근 자체 홍보 유튜브 채널인 코리아즈(KOREAZ)에 지난 2월 4일 텍사스주 엘파소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도로 제막식 행사 동영상을 올렸다.

1분5초 분량으로 만들어진 이 영상물은 1분 가량이 스틸사진으로 구성돼 영어 해설과 한글 자막이 곁들여져 있다. 하지만 여기에 사용된 사진의 대부분 텍사스 한인 인터넷매체 ‘텍사스N’(대표 안미향)이 저작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텍사스N에 따르면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도로 공식 제막식에는 현지 방송사 한곳과 함께 한인 언론사로는 유일하게 텍사스N이 현장을 취재했다. 이 매체는 행사 다음날인 2월 5일자로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도로는 미래세대 위한 역사기록”이라는 제하로 제막식 관련 기사를 홈페이지(https://texasn.com)에 11장의 사진을 곁들여 보도했다.

또한 41초 분량의 행사 동영상과 ‘사진으로 보는 엘파소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도로 공식 제막식’이라는 별도의 섹션에 32장의 현장 사진을 게재했다. 외교부의 코리아즈 동영상에 사용된 대부분의 사진과 5초 분량의 동영상은 텍사스N이 취재해 보도한 저작물과 일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텍사스N의 원저작물에는 소유권을 명시하는 워터마크가 있지만 외교부 코리아즈의 영상물에는 없어 원본이 그대로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안 대표는 “휴스턴 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제막식 행사 관련 사진을 보내달라기에 보내줬는데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는 말해주지 않았다”라며 “제 3자에게 사용하도록 했으면 사전에 원저작자인 텍사스N에 양해와 동의를 구하고 출처를 밝히는 절차가 있었어야 하는데 아쉽다”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 유관단체인 민주평통 휴스턴협의회가 저작권 위반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이를 동의없이 한국 외교부에 제공했다는 것이 텍사스N 측의 주장이다. 세계한인언론인협회에 따르면 이같은 사진 무단 도용은 한인 언론사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실이다. 김명곤 회장은 “한국 외교부조차 저작권을 무시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협회 차원에서 외교부에 공식적으로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텍사스N과 협회의 지적이 이어지자 외교부는 이날 해당 동영상을 채널에서 내렸고 휴스턴 총영사관이 텍사스N에 공식 사과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아즈는 외교부의 온라인 홍보플랫폼으로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3월 10일 현재 5만2900에 달하고 있다. 현재 900여개의 한국 홍보 영상물이 영어로 제작돼 업로드돼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 세계한인언론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