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어넌 신봉 조지아 의원, 상임위서 제명

‘하이힐 트럼프’ 그린 “음모론 안 믿는다”면서도 사과 안 해

민주당 전원에 공화 의원 11명 가세…사실상 의정활동 중단

‘하이힐 신은 트럼프’라는 별명을 가진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이 상임위원직을 박탈당하는 징계를 받았다.

이날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연방 하원은 4일 그린 의원을 예산위원회와 교육·노동위원회에서 제명하는 결의안을 230대 199로 의결했다.

사실상 의회에서의 역할을 박탈당한 셈인데, 당 지도부가 아닌 하원 의결로 의원이 상임위에서 배제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연방 하원의원이, 그것도 초선의원이 상임위를 배정받지 못하면 사실상 의정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게 돼 ‘식물 의원’이 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결의안에는 민주당 의원 219명과 공화당 의원 11명이 찬성표를, 공화당 의원 199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이 상임위 배제를 추진하고, 공화당 의원들은 지지자들을 의식해 그린 의원에 대한 당의 조치를 꺼린 만큼 당론 투표에 가까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

조지아주 초선인 그린 의원은 극단적인 트럼프주의자로 ‘트럼프가 이겼다’로 적힌 마스크를 쓰고 다니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을 지지해왔다.

힐러리 클린턴 등 민주당 정치인이 피자가게 지하실에서 아동을 성 착취하며 비밀 관료 집단인 ‘딥 스테이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큐어넌(QAnon)’ 음모론을 신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의회 입성 전 행동들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페이스북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머리에 총을 쏴야 한다는 댓글과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을 교수형 시켜야 하지 않냐는 댓글 등에 동조했고, 대형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벌인 자작극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결의안 의결 전 그린 의원은 연설에서 자신은 이제 ‘큐어넌’을 믿지 않으며 총기 난사 사건 등도 진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을 양심적이지 않은 거대 미디어 회사의 희생자라고 표현하며 사과하지는 않았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이 3일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와 회의 이후 의사당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