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 이번엔 한인 주의원 협박 논란

론 김 뉴욕주 하원의원 “주지사 ‘파멸시키겠다’ 전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수를 숨겼다는 의혹에 휩싸인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의혹을 무마하려는 과정에서 주 의원들을 협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인인 론 김(한국명 김태석) 뉴욕주 민주당 하원의원은 18일 CNN에 “쿠오모 주지사가 직접 전화를 걸어와, 멜리사가 한 이야기를 숨기지 않으면 내 커리어를 위태롭게 만들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그는 ‘우리가 같이 일하는 사이 아닌가. 우리는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면서 ‘내 분노(wrath)를 아직 못 봤을 것이다. 난 당신을 파멸(destroy)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그의 최측근 보좌관인 멜리사 드로사가 지난 10일 열린 주의회 민주당 지도부와의 화상회의에서 요양시설의 코로나19 사망자수를 숨긴 점을 인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망자수 고의 은폐’ 의혹에 휩싸였다.

김 의원은 뉴욕주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쿠오모 주지사의 코로나19 대처를 가장 적극적으로 비판해 온 의원 중 한 명으로, 당시 화상회의에서도 그는 요양원 사망자 유족에 대한 주지사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CNN에 “내 인생을 통틀어 아무도 내게 그런 식으로 말한 적이 없었다”며 “그는 ‘당신이 변호사냐’라면서 나를 모욕하려 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7세때 아버지 김서준씨와 어머니 김선희씨를 따라 뉴욕에 이민한 1.5세로 브롱크스의 리버데일카운티 데이 스쿨 풋볼팀 주장으로 활약했으며 뉴욕 해밀턴 칼리지를 졸업하고 뉴욕 주정부에서 일하다 지난 2012년 그레이스 멩 의원의 연방하원의원 출마로 공석이 된 뉴욕 제40지구에 출마해 주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CNN은 익명의 민주당 주의원 3명을 인용해 쿠오모 주지사가 김 의원 외에 다른 의원들에게도 접촉해 이번 요양원 사망자수 은폐 의혹과 관련, 자신의 입장을 지지해달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정치적 보복을 가하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 대해 쿠오모 주지사 측은 성명을 내고 “주지사가 ‘그를 파멸시키겠다’고 했다는 김 의원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부인했다고 CNN은 덧붙였다.

론 김 뉴욕주 민주당 하원의원[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