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 요양시설 코로나 사망자 보고지연 인정

“대응 바쁜데 법무부와 동시 요청해 주의회엔 늦게 보고” 해명

사망자 숫자 축소 의혹은 부인…민주당에서도 “사퇴해야” 비판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요양시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신속히’ 알리지 않은 점을 인정했다.

그는 요양시설 코로나19 사망자를 숨겼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CBS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쿠오모 주지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주의회에 요양시설 사망자 수를 보고하는 데 지연이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말 주의회와 연방정부 법무부가 동시에 전체 요양시설 사망자 수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는데 주 보건부가 코로나19 대유행 대응에 분주해 법무부 요청부터 처리했다는 것이 쿠오모 주지사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생긴 공백은 회의와 냉소, 음모론으로 채워졌고 이는 추가적인 혼란을 불렀다”라면서 “무엇보다 공백은 허위정보가 발생하는 것을 허용했다”라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최대한 빠르게 제공하도록 더 잘했어야 한다”라면서 “이 점에 대해선 변명할 것 없이 책임을 받아들인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요양시설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축소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뉴욕주는 요양시설 코로나19 사망자가 8500명 정도라고 하다가 최근 약 1만5000명이라고 시인했다. 기존 수치는 요양시설에서 병원으로 이송된 뒤 병원에서 사망한 사례를 뺀 것이다.

이날 쿠오모 주지사는 “요양시설과 병원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언제나 충분히 공개적으로 정확하게 알렸다”라면서 병원에 이송 뒤 사망한 수를 요양시설 사망자 수에서 뺀 것은 ‘분류’의 문제라고 해명했다.

3선인 쿠오모 주지사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매일 브리핑에 나서는 등 투명한 정보공개와 신속한 대응으로 지도력을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아왔다.

다만 뉴욕주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절정이던 3월 25일 요양시설 거주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재입소하려 할 때 이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린 것은 실책으로 평가된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후 해당 행정명령을 철회한다. 다만 연방정부 지침에 부합하고 의료붕괴를 막기 위한 명령이었다며 잘못된 명령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도 “요양시설 코로나19 전파는 병원에 갔다가 돌아온 입소자들 때문이 아니라 (출퇴근하는) 직원들 때문이었다”라고 강조했다.

뉴욕주의 요양시설 코로나19 대응을 수사하는 뉴욕주 검찰은 지난달 28일 보고서에서 주 보건부가 발표한 요양시설 사망자 수가 실제의 50% 수준으로 축소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쿠오모 주지사 최측근 보좌관인 멜리사 드로사가 이달 10일 주의회 민주당 지도부와 화상회의에서 작년 8월 요양시설 사망자 수를 알려달라는 요청을 거절했던 점을 사과한 사실이 알려졌다.

드로사는 “(요양시설 사망자 수를) 법무부나 의원 여러분에게 제공해도 되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라면서 “법무부가 조사에 나설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요양시설 사망자 수가 우리에게 불리하게 사용될 수도 있었다”라고 ‘양해’를 요청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공화당은 물론 소속인 민주당에서도 비판받고 있다.

의원들 사이에선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쿠오모 주지사에게 부여한 비상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며 수사를 해야 한다거나 심지어 주지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