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판세 공화당에 유리?

민주당의 텃밭인 캘리포니아주에서 실시된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고 13일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음에도, 공화당 후보는 악재를 딛고 민주당의 안방으로 평가받는 캘리포니아주에 깃발을 꽂는 데 성공했다.

민주당은 캘리포니아주 연방하원 53석(1석은 공석) 가운데 45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공화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1석을 늘려 7석이 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캘리포니아주 제25지구 연방하원 보선에서 공화당의 마이크 가르시아 후보는 민주당의 크리스티 스미스 후보를 여유 있게 제쳤다.

서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6시 현재 82%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가르시아 후보는 8만2321표(56.0%)를 얻어 스미스 후보(6만4671표, 44.0%)를 두 자릿수 격차로 따돌렸다.

우편투표 용지가 전체적으로 취합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최종 결과는 15일에나 나올 전망이지만 미 언론들은 가르시아 후보의 승리를 기정사실로 했다.

가르시아 후보 캠프도 이날 승리를 선언했고, 스미스 후보는 성명을 내고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AP통신은 민주당이 캘리포니아주 연방하원 지역구 수성에 실패하고, 공화당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며 이런 일은 22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캘리포니아에서 가르시아 후보가 대승해 민주당으로부터 (하원) 의석 하나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이번 보선은 민주당 소속 케이티 힐 전 의원이 사퇴하면서 실시됐다. 기혼 여성인 힐 전 의원은 과거 자신의 선거 캠프에서 일한 여성 보좌관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퇴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치러져 주목을 받았다.

대선과 함께 연방 상·하원 선거가 동시에 실시되는 터라 이번 보선 당선자의 임기는 고작 6개월에 불과하지만, 정치적 상징성이 부각되면서 공화·민주 양당 모두 총력전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정치 신인인 가르시아 후보를 지원해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고, 민주당 진영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온라인 지원 유세에 나섰다.

해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의 라틴계 가르시아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지역 발전을 앞세워 표심을 파고들었고, 민주당은 가르시아 후보를 ‘트럼프 미니미(mini-me)’라고 부르며 코로나19 사태를 선거전에 활용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의외로 공화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게 LA타임스 등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코로나19로 보수 유권자가 오히려 결집했고, 케이티 힐 전 의원의 사생활 스캔들도 민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보선 결과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AP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11월 선거에선 캘리포니아에서 민주당 지지자가 전통적으로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선 경합주 중 하나인 위스콘신주에서 치러진 제7지구 연방하원 보선에서도 공화당 후보인 톰 티퍼니 주의회 상원의원이 민주당 후보를 눌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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