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 부실” 복지부 장관 교체설

WSJ “후임에 데비 벅스 등 거론”…백악관은 부인

백악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대응을 제대로 못했다는 책임론과 부하 직원 인사조치 논란에 휩싸인 보건복지부(HHS) 장관의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5일 보도했다.

WSJ은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 6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알렉스 에이자(52) 보건복지부 장관의 교체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WSJ은 지난 22일 에이자 장관이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련 보고를 수주간 미루고 복지부의 대응 상황을 과대 포장해 미국이 제때 코로나19에 대응할 기회를 놓쳤다고 보도했다.

WSJ의 이러한 보도는 그보다 열흘여 앞서 나온 뉴욕타임스(NYT)의 기사와 정반대의 내용이다.

지난 11일 NYT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전에 에이자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직접 경고를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가 트럼프 대통령 탓이라는 것이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가짜 뉴스”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에이자 장관이 자신에게 “늦도록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이날 에이자 장관의 교체설을 보도하면서 후임으로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 건강보험 수장인 시마 버마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백악관 관리들이 에이자 장관이 지난 21일 코로나19 백신 개발 담당자인 릭 브라이트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국장을 인사조치한 것에 대해 화가 나 있다고 전했다.

에이자 장관은 브라이트 국장을 국립보건원으로 발령내면서 이를 “승진”이라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브라이트는 인사가 난 다음날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극찬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가 갑작스레 보복성 인사 조처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보복성 인사에 대한 내부고발장을 정부기관 2곳에 제출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백악관은 에이자 장관 교체설을 부인했다.

주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WSJ에 “인사에 대한 어떠한 추측도 무책임하며 정부 전체의 코로나19 대응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이자 장관은 세계, 공중 보건 위기 대응에 바쁘며, 궁중음모에 관여할 시간이 없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