켐프 주지사,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 드나?

아이잭슨 의원 후임 선정 놓고 불협화음 노출해

트럼프, “더그 콜린스 의원이 적임” 노골적 압력

켐프는 여성 억만장자 켈리 레플러 임명 추진

 

한때 부부보다 더한 금슬을 자랑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자니 아이잭슨 연방 상원의원의 후임자 선정을 놓고 갈라설 위기에 처했다.

AJC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켐프 주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더그 콜린스 연방하원의원(조지아 제6지구)이 적임자”라며 노골적인 압력을 행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콜린스 의원은 이번 탄핵 정국의 주무대인 하원 법사위에서 ‘트럼프 수호’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애틀랜타를 방문하면서 콜린스 의원을 자신의 에어포스 원에 함께 태우고 나타나 사실상 켐프 주지사에게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또다른 트럼프 측근인 맷 게츠 연방하원의원(플로리다)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켐프 주지사가 대통령의 지지 덕분에 지난해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논쟁할 여지가 없다”면서 “주지사는 자신이 알고 있는 옳은 일을 하라”고 대통령의 뜻을 직접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조지아 주지사 후보 경선 당시 뜻밖에도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던 켐프 후보를 지지했다. 결국 켐프 후보는 네이선 딜 주지사가 지원했던 강력한 경쟁자였던 케이시 케이글을 꺾고 공화당 후보로 선출돼 본선에서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민주당 후보를 간신히 이기고 주지사에 당선됐다.

켐프 주지사는 트럼프에 대해 이같은 ‘빚’이 있으면서도 이번 후임자 선정에는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자 공모 마지막날인 지난 18일 켈리 레플러 WNBA 드림팀 구단주가 지원한 것도 켐프 주지사의 권유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기업인 인터내셔널 익스체인지(ICE)의 제프 스프레처의 아내이자 ICE 부회장이기도 한 레플러는 농장에서 성장해 억만장자가 된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공화당의 외연을 민주당 텃밭인 ‘교외지역의 여성’으로 확대해줄 인물로 꼽히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에이브럼스 후보에게 진땀나는 승리를 거둔 켐프 주지사는 “변화하는 조지아 정치지형에서 공화당도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모토로 각종 임명직에 소수계와 여성들을 중용하고 있다. 따라서 주지사 측근들은 “트럼프에 대한 ‘은혜갚기’도 중요하지만 차기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결국 레플러를 지명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같은 일이 현실화하면 조지아주 공화당 내부에서 한차례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콜린스 의원은 20일 AJC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이번에 후임자로 결정되지 않더라도 다음 연방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 캠페인 동영상 캡처/ Kemp for Govern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