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찾은 바이든 “뭐라도 좀 하라” 항의들어

참사현장서 눈시울…총기 규제 촉구한 시민에 “그렇게 할 것”

조 바이든 대통령이 29일 21명의 희생자를 낸 텍사스주 유밸디 총격 참사 현장을 찾았다.

참사 5일 만으로, 휴일인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사건이 발생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했다.

18세의 총격범은 지난 24일 롭 초등학교에 난입해 무차별 총격으로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 등 모두 21명을 희생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밸디에 있는 성당을 찾아 추모 미사에도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당에서 나오면서 누군가가 “무엇이라도 하라”(Do something)고 소리치자 “그렇게 할 것”(I will)이라고 답했다.

그는 희생자 및 생존자 가족을 면담하고 긴급 출동 요원들을 만나기도 했다.

총기참사 현장을 찾은 바이든 대통령 부부/POTUS 트위터

바이든 대통령이 총격 참사로 인해 현장을 찾은 것은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지난 14일 뉴욕주 버펄로에서 백인우월주의자인 18세 백인 남성이 흑인 거주지역 한 슈퍼마켓에서 총기를 난사해 10명을 희생시킨 참사가 발생하자 사흘 뒤 현장을 찾아 이를 테러로 규정하고 백인우월주의를 ‘독과 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3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인 4명을 포함한 8명을 희생시킨 총격 참사 현장도 찾는 등 기회가 될 때마다 총기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잇단 참사에도 총기 소지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공화당의 반대로 상원에 계류 중인 총기 개혁법안은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총체적으로 실패한 것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엔서니 콜리 법무부 대변인은 이날 유밸디 시장의 요청에 따라 법 집행기관의 대응에 대한 ‘중대 사건 검토’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콜리 대변인은 “그날의 법 집행 조치와 대응에 대한 독립적인 판단을 제공하고 최초 출동요원들이 총격 사건에 대비하고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교훈과 모범 사례를 식별하려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평가는 공정하고 투명하며 독립적일 것”이라며 “검토가 끝나면 조사 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드러난 바에 따르면 당시 총격범이 대량 살상극을 벌일 때 19명이나 되는 경찰관은 교실 밖 복도에서 48분간 대기하며 사건을 방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포에 떨던 어린이들은 911에 전화해 ‘친구들이 죽고 있으니 당장 경찰을 보내달라’고 애원했지만, 경찰은 움직이지 않았다.

당시 경찰서장은 총기 난사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이를 인질 대치극으로 오판해 경찰 진입 명령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경찰은 국경순찰대 소속 무장 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들의 교실 진입을 가로막기 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국민적 분노가 치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