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력 부족, 로봇서 해답찾나…제조업체 기록적 주문

1분기 로봇 주문량 40% 급증…로봇 성능 발달도 배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노동력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제조업체들이 해결책을 로봇에서 찾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로봇 업계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미국 제조업체들의 산업용 로봇 주문 총액은 16억 달러(약 2조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늘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는 업계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고 증가율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전통적으로 미국 제조업체 중에서 자동차 제조 공장이 로봇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식품과 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을 생산 공정에 투입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2016년의 경우 로봇 주문의 71%는 자동차 조립이나 자동차 부품 생산업계에서 나왔지만, 지난해에는 자동차와 관련한 로봇 주문은 42%로 떨어졌다.

이는 기술 발달에 힘입어 로봇의 성능이 개선되고, 다양화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인 화낙은 “과거에는 제조업체들이 산업용 로봇 운용이 너무 복잡하거나,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산업용 로봇 운용이 훨씬 원활해졌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로봇을 주문하는 업체의 생산 공정을 분석한 뒤 이에 맞는 로봇을 제작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각종 업체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로봇들이 개발돼 출시된 상태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어테나 매뉴팩처링이 최근 18개월간 배치한 7대의 로봇 중 6대는 별도의 특수주문이 아닌 로봇 제조업체가 이미 시장에 내놓은 모델이다.

산업용 로봇 배치는 노동력 부족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지만, 결국 인간 노동자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론 아제모을루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 교수는 “로봇에 대한 제조업체들의 의존은 결국 인간 노동력의 과잉 공급으로 연결돼 임금 삭감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노동력 부족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산업용 로봇 확산은 결국 일자리를 파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