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SK배터리 공장, 위기인가?

포드 전기트럭 F-150 배터리 문제로 생산 중단

조지아 공장 불량률 관련 법인장이 기자회견도

포드와 튀르키예 합작 무산…초기 ‘성장통’ 진단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1, 2 공장 전경 조지아주에 위치한 SK배터리 1, 2 공장의 모습. [SK 제공]

조지아주에 위치한 SK배터리 아메리카(법인장 정준용)의 수율(불량률)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 공장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포드사가 배터리 문제를 이유로 F-150 전기트럭의 생산을 일시 중단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 SK온의 자회사인 SK배터리 아메리카는 지난달 9일 둘루스 가스사우스 컨벤션센터에서 한국 특파원 등을 초청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정준용 법인장은 조지아 공장의 배터리 수율과 관련해 “오해가 있다”:고 해명했다.

수율은 배터리 완성품 가운데 정상제품의 비율을 의미한다. 즉 배터리 100개 가운데 80개가 정상이면 80%의 수율이 된다. 당시 SK배터리 조지아 공장의 수율은 80% 수준으로 업계에서도 낮은 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정 법인장은 “조지아 공장의 수율이 가동 초기에는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기술력 문제는 아니고 코로나 팬데믹과 이로 인한 인력 수급 문제 등이 복합된 결과였다”면서 “지금은 많이 좋아져 예측된 범위에서 수율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4일 포드가 조지아산 SK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픽업트럭 F-150의 일시 생산 중단을 발표하면서 “배터리 관련 문제”라고 해명하자 이 공장의 수율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포드 측은 배터리 관련 문제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또한 블룸버그가 지난달 SK온과 포드가 추진중이던 튀르키예 합작 배터리 법인의 설립이 무산됐다고 보도했고 업계 일각에서는 SK의 수율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SK온이 튀르키예의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유럽시장 성장 둔화 전망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블룸버그는 포드가 새로운 파트너로 SK온의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선택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제조업 역사가 짧은 SK가 LG와의 특허권 분쟁에서 사실상 패소해 1조원 이상을 보상했던 사례 등을 언급하며 조지아 공장의 수율이 여전히 업계 평균보다 낮다고 보고 있다. 한국 배터리 ‘빅3’인 LG엔솔, 삼성SDS, SK온 가운데 수율을 밝히지 않는 곳은 SK온이 유일하다. 특히 SK온은 지난 7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규모 적자의 이유를 “신규 공장의 수율 개선과 생산량 확대가 예상보다 지연됐다”고 설명해 이를 사실상 인정했다.

결국 조지아 공장의 수율 개선이 향후 SK배터리의 미국시장 성장을 좌우할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의 수율 문제는 후발주자로서 겪는 성장통”이라며 “SK가 고속성장을 위해 여러 개의 공장을 동시에 설립하면서 수율 문제가 더 두드러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즉 전문 인력에 대한 교육이 안정화되고 노하우가 쌓이면 수율 정상화도 성과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성과를 위해서는 정준용 법인장 등 경영진과 관리측의 책임이 막중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

정준용 법인장이 지난달 9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SK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