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미국 전기차 중심지 될까?

LG-SK 합의로 잭슨카운티 SK배터리 공장 기사회생

지리여건 등 장점 많아…전기차 ‘생태계’ 구성이 관건

조지아주가 내년으로 다가온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가동을 계기로 전기차 중심지 도약을 노리고 있다고 AJC가 2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의 영업비밀 침해 분쟁을 2조원의 합의금으로 해결한 SK이노베이션이 건설한 SK배터리 잭슨카운티 공장이 내년부터 생산에 돌입하면서 한국업체 엔켐 등 협력업체들이 속속 공장 주변에 입주하고 있다.

주경제개발부 팻 윌슨 장관은 신문에 “SK 공장 인근에 입주해 전기차 생태계(EV ecosystem)를 구축하는데 동참하고 싶어하는 업체들이 다수 있다”며 “주정부는 이들 업체들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SK배터리 조지아 공장은 이미 테네시주 차타누가 폭스바겐 공장, 미시간주 로슨빌의 포드 공장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신문은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미시간주 디트로이트가 세계적 중심지였지만 전기차의 경우 미국에는 아직 뚜렷한 중심도시가 없다”면서 “조지아주는 이러한 경쟁에서 선전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로펌인 덴튼스의 글로벌 공공정책 최고책임자인 에릭 태넌블래트는 “조지아는 훌륭한 입지조건을 갖고 있다”면서 “애플이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기아차 공장에서 전기차인 애플카를 생산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러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조지아의 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산업 부지를 전문적으로 평가하는 매거진인 ‘사이트 실렉션’는 미국에서 가장 제조업을 운영하기 좋은 주로 조지아주를 선정했다.

조지아주는 앨라배마주 메르세데스-벤츠 공장, 사우스캐롤라이나주 BMW 공장, 테네시주 폭스바겐 공장에 인접해 있으며 사바나 항구와 철도 시설 등 전기차 부품 공급에 필요한 운송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클렘슨대 국제자동차연구센터(ICAR)의 데이비드 클레이턴 소장은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때문에 내연기관 차량보다 훨씬 무겁다”면서 “물류비용 절약을 위해 전기차 생태계는 배터리 공장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지아주가 전기차 산업의 강자로 떠오르기 위해 넘어야할 장애물도 적지 않다. 우선 SK배터리 공장 유치에도 불구하고 이미 조지아를 앞선 주들이 적지 않아 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를 유치한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주, SK보다 훨씬 큰 규모를 자랑하는 LG에너지솔루션을 유치한 오하이오, 테네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앞으로 전기차에 뛰어들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기아차 뿐이어서 추가적인 완성차 공장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해 필수적인 희귀토 처리공장이 없다는 것도 약점이다. 윌슨 장관은 “조지아주 제섭(Jesup)에서 희귀토가 채굴되고 있지만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중국이나 에스토니아로 보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것을 조지아에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기차 생태계의 필수 업종인 배터리 재활용업체가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신문은 “배터리 재활용 업계 1, 2위인 독일 두엔센펠트와 일본 미쯔비시사 가운데 1곳을 유치하는 것이 조지아주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4일 열린 SK배터리 조지아 공장 잡페어 안내 현수막/윤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