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공포…폐질환 1080건으로 ‘급증’

CDC “미 15개주서 사망자 18명”…6월 이후  폭증

확진자 일주일새 275명 ↑…다수는 THC 제품 흡입

 

지난 6월 이후 미국 48개주에서 전자담배 관련 의심 폐질환이 1080건 보고됐다는 미 보건당국의 발표가 나왔다. 이는 지난주 805건보다 275건이나 급증한 수치다. 사망자 수도 18명에 달했다.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미국 48개주와 자치령 1곳에서 108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도 15개주에서 18명이 나왔다”고 밝혔다.

올해 3월 최초의 확진 환자가 나왔는데 지난 6월부터는 기하급수적으로 환자수가 증가했다. 아직까지 발병이 보고되지 않은 곳은 알래스카와 뉴햄프셔주 두 곳뿐이다.

앤 슈차트 CDC 박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자담배 관련 의심 폐질환 발병이 정점에 달했다는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으로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전체 환자의 약 80%는 35세 미만이지만, 사망자 대부분은 50세 이상의 장년층이었다. 최연소 사망자는 20대, 최고령 사망자는 70대였다.

당국은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다수의 환자들이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가 함유된 제품을 흡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폐질환과 THC 사이의 연관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THC는 환각을 일으키는 마리화나의 주성분이다.

보고서는 “환자 578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약 78%가 니코틴 제품 여부와 관계 없이 THC가 함유된 제품을 흡입했고, 37%는 THC 제품을 지속적으로 흡입했다. 17%는 니코틴이 포함된 제품만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CDC는 지난주 THC 오일을 함유한 전자담배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가향 전자담배 제품을 향후 몇 개월 안에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와 인도는 이미 모든 전자담배 제품에 전면 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특히 해외 보고 사례는 단 한 건 뿐이어서 이번 사태를 둘러싼 의문이 더 깊어지고 있다. 앞서 캐나다 당국은 지난달 청소년 1명이 입원한 것 외에 어떤 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보고된 적 없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전자담배를 판매한 건 지난 2006년이지만, 폐질환 환자수는 올해 6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전자담배 관련 의심 폐질환이 지금만 발병하고 있는건지 아니면 이전에 잘못 진단한 사례가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AFP통신은 지적했다.

사실 최근까지 전자담배는 종이담배에 함유된 화학물질 7000개를 함유하지 않고 있어 건강에 덜 해롭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전자담배 흡연 모습./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