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갑자기 흑인교회 찾은 이유는?

아버지 재선 ‘빨간불’에 흑인사회 달래기 나서

흑인 목사들 만나 “경찰 행정명령 자랑스러워”

조지아 주지사 출신 소니 퍼듀 농무장관 동행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 반대시위 확산으로 수세에 몰린 가운데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흑인 사회 달래기에 나섰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방카 보좌관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오순절교회에서 몇몇 흑인 목사들을 만나 아버지가 경찰의 만행과 미국 사회 인종적 분열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품을 직접 옮기는 이방카 트럼프/Ivanka Trump Twitter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전역의 흑인사망 항의시위 과정에서 분출한 경찰개혁 요구에 대응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이를 언급하며 “대통령의 행동이 자랑스럽다”면서 “그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방카가 공식 일정을 소화한 것은 논란이 일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최루탄 성경 이벤트’ 이후 처음이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앞 시위대가 최루탄에 흩어지면서 확보된 길을 따라 유유히 걸어가 건너편 세인트존스 교회에서 성경을 들어 올리며 포토 타임을 가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수행단은 백인 일색이었으며, 그중에는 해당 성경이 든 가방을 들고 따라가던 이방카 보좌관도 있었다.

그 며칠 후 이방카는 캔자스주 위치토주립대 기술대학 가상 졸업식에서 영상으로 축사를 전할 예정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인종차별 시위 대응을 비판한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이방카 보좌관이 흑인 목사들과의 만남을 취재할 수 있게 자신들을 초대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그는 논란이 된 세인트존스 교회 일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흑인 목사들이 이방카 보좌관을 따뜻하게 맞이했으나, 이들 사이에는 인종차별에 대한 극명한 입장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오순절교회의 로런 만 주교는 미국에 구조적으로 인종차별이 존재한다고 지적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일축해왔다”고 지적했다.

만 주교는 “나는 (미국) 남부에서 자랐고 내 전 인생을 통틀어 이것(구조적인 인종차별)을 경험해왔다”면서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미국이 가진 문제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날 조지아 주지사 출신인 소니 퍼듀 농무장관과 함께 교회를 찾은 이방카 보좌관은 연방정부가 지원한 식료품 상자를 차로 옮겨 싣는 작업을 거들기도 했다.

이방카는 이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흑인 교회는 우리나라의 인간 존엄과 평등, 정의를 위한 위대한 힘”이라는 글을 올렸다.

흑인커뮤니티와의 대화모습/Ivanka Trump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