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총탄 판매 ‘전면 중단’

전국 4700개 전 매장 대상

미국총기협회는 강력 반발

지난달 무려 22명의 희생자를 낸 미국 엘패소 ‘월마트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 모든 월마트 매장에서 총기용 탄약 판매가 중단된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엘패소 총격참사 이후 총기규제를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총탄 판매를 전면 중단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3일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재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며 “우리는 한주 동안 끔찍한 일을 두번이나 경험했다”고 말했다.

맥밀런 CEO는 이어 미 전역에 있는 4700여개 매장에서 라이플·권총 등 모든 총기의 탄약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며, 현재 총탄을 판매 중인 매장에선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해당 조치가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주별로 적용되는 총기관련 규제에 따라 일부 매장에서 합법적으로 총기용 탄약을 판매해왔다. 그러나 지난 7월30일엔 미시시피주 사우스헤이븐 매장에서, 8월4일엔 텍사스주 엘패소 매장에서 잇따라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총기 관련 물품 판매를 중단하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월마트는 이번 총탄 판매 중단 결정과 더불어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의 총기소지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매장 내 총기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그동안 유일하게 총기 판매가 허용돼 온 알래스카주에서는 총기와 총탄을 모두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맥밀런 CEO는 “앞서 보았듯, 이러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도 시간이 지나면 주목받지 못한다”며 행정부와 의회가 나서서 총기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월마트의 발표 이후 총기규제 움직임에 동참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미국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는 이날 고객의 매장 내 총기소지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미국총기협회(NRA)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NRA는 이날 “월마트가 총기반대 세력에 굴복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월마트는 미국의 근본적인 자유 가치를 더 지지하는 다른 상점으로 곧 대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월마트 한 매장/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