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아기 구하려다 납치”…알고보니 거짓말

앨라배마 20대 49시간 동안 사라져…경찰 “자작극”

앨라배마주의 한 여성이 “아기가 도로를 혼자 배회하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한 뒤 48시간 동안 납치됐던 사건이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AL닷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후버에 거주하는 칼리 러셀(25)은 지난 13일 오후 9시30분경 911에 전화를 걸어 “I-459 고속도로 길가에 기저귀를 찬 아기가 혼자 걷고 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아기는 물론 러셀 마저 사라진 사실을 알고 수사에 나섰다. 러셀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에 머물겠다고 말했지만 현장에는 그녀의 승용차와 휴대폰, 가발만 남아 있었고 러셀이나 고속도로를 걸었던 아기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에도 자취를 찾을 수 없었던 러셀은 49시간 뒤인 15일 오후 10시45분경 스스로 귀가했다. 그녀는 경찰에 “911 신고 직후 괴한들이 눈을 가리고 납치했지만 가까스로 탈출했다”고 진술했다. 러셀은 간호대학 학생이며 지역 피트니스 센터에서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러셀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헀고, 그녀는 결국 “납치는 모두 꾸며낸 말”이라고 털어놓았다. 러셀은 지난 24일 변호사를 통해 제출한 성명에서 “아기에 대한 신고, 납치에 대한 진술이 모두 거짓이었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일을 벌인 동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닉 데지즈 후버 경찰국장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러셀을 허위 신고와 공무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데지즈 국장은 “러셀의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1년의 징역형이나 6000달러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기소된 러셀/Hoover Pol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