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스타벅스 등 91개 기업 연방세금 ‘0’

 

‘감세’에 ‘꼼수’까지…미국기업 30년래 가장 세금 덜 냈다

싱크탱크 ITEP 보고서…대기업 평균실효세율 11.3% 불과

미국 대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정책과 세금을 줄이기 위한 갖가지 ‘꼼수’ 덕에 약 30년래 가장 적게 연방 세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마존과 스타벅스 등은 사실상 연방세로 아무것도 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대기업 400곳이 평균 실효세율 11.3%의 연방세금을 지난해 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으로 인해 미 법인세율은 35%에서 21%로 대폭 내렸다. 그런데 전날(16일) 발표된 진보성향의 싱크탱크 조세경제정책연구소(ITEP)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대기업들은 공제와 세제 혜택 등 법적 허점 덕분에 이보다 훨씬 낮은 실효세율 11.3%가 적용된 세금을 납부했다. 이는 ITEP가 1984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저 수준이다. 실효세율은 실소득 대비 세금 납부액 비율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아마존과 스타벅스 등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가운데 91곳은 아예 지난해 아무런 연방세도 내지 않은 셈이 됐다. 이들 91개 기업들은 지난해 총 1010억달러를 벌어들였음에도 리베이트나 세금환급 등 덕에 사실상 낸 연방 세금이 제로(0)에 수렴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기업에 너무 세금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거세지는 와중에 나왔다.

개인과 가구에 대한 세법의 혜택 중 일부는 몇 년 후 만료되지만, 기업에 대한 감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 때문에 일부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은 묵묵부답으로 일관중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낸 세금이 준 데다가 지출까지 큰 규모로 증가해 연방적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연방 적자는 올해 1조달러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6%인 2050억달러 증가했다. 이는 최근 수년간 미국이 보여주고 있는 경제 성장 국면에선 이례적인 것이다.

ITEP 보고서는 “세법 초안을 만들 때 국회의원들이 법정세율 인하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법적인 허점을 없앨 수 있었음에도 도리어 새로운 허점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꼼수’들에는 감가상각 부풀리기와 새로 구입한 장비의 예상 마모와 파손에 대한 선삭감, 경영진 보상 패키지에 포함된 스톡 옵션에 대한 특별 공제 등이 있다.

공화당원들과 보수적인 조세 전문가들은 법인세율 인하가 경제성장과 기업투자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세법이 제정되기 전에 미국의 법인세율이 다른 많은 선진국들보다 매우 높았다는 통계를 인용했다. 그리고 현재의 낮은 실업률과 강력한 고용률을 감세가 효과가 있었다는 증거로 내세운다.

하지만 민주당은 감세가 너무 지나쳐서 주주들과 기업 중역들을 배불리는 것을 도왔을 뿐이었다고 주장한다. 많은 회사들이 법인세율이 크게 떨어져 얻게 된 자금을 자본과 장비에 더 투자하거나 고용을 늘리는 데 쓴 게 아니라 주식 환매에 썼다고도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