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첫 국가주석 3연임…’1인 장기체제’ 완성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도 3연임…국가부주석에는 ‘상하이방’ 한정

전인대 상무위원장 자오러지…선출된 18명 중 1명 빼고 만장일치

당선인 선서하는 시진핑 국가 주석당선인 선서하는 시진핑 국가 주석(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10일 중국 제14기 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3차 전체회의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이 헌법 선서를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중국 건국 이후 첫 ‘3연임’ 국가주석이 되면서 마오쩌둥(1893∼1976) 사후 전례가 없었던 독보적 ‘1인 장기 집권 체제’를 완성했다.

시진핑 주석은 10일 오전(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4기 1차 회의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이뤄진 국가주석 선거(단일후보)에서 만장일치 찬성으로 선출됐다.

의회격인 전인대 대표 2977명 가운데 이날 표결에 2천952명이 참여했고, 반대와 기권은 한 표도 없었다.

시 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에 충성하고, 헌법의 권위를 수호하고, 법이 정한 책임을 이행하고, 조국과 인민에 충성하고, 맡은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고, 청렴결백하게 공무를 집행하고, 인민의 감독을 받아들이고, 부강하고 민주적이고 문명적이고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분투할 것”이라고 선서했다.

지난해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중국 권력의 정점인 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선출되며 집권 3기를 시작한 시 주석은 이번에 임기 5년의 국가주석과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에 3회 연속 선출됨으로써 당과 국가, 군에 걸친 명실상부한 최고지도자로서의 재임 기간을 15년까지 연장하게 됐다.

2012년 제18차 당 대회에서 최고 지도자 자리(당 총서기 및 당 중앙군사위 주석)에 오른 시 주석은 이듬해 전인대에서 처음 국가주석으로 선출됐고, 2018년 전인대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중국 헌법상 국가주석은 법률 공포, 국무원 총리·부총리·국무위원·각 정부 부처 부장과 각 위원회 주임 임면, 훈장 수여, 특별사면, 긴급사태 및 전쟁 선포, 동원령 공포, 대사 파견·소환, 조약 비준·파기 등을 전인대와 전인대 상무위원회 결정에 입각해 실행한다. 중국 헌법상 직책이 아닌 ‘국가기구’로 규정돼 있으며, 대외적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국가원수라고 할 수 있다.

역대 국가주석(주석 대리·명예주석 등 제외)은 마오쩌둥, 류샤오치, 리셴녠, 양상쿤, 장쩌민, 후진타오 등 시 주석 포함 7명이다.

국가주석은 국무원 총리를 비롯한 다른 국가 고위직과 마찬가지로 연임까지만 할 수 있었으나 2018년 헌법 개정을 통해 3연임 제한 규정이 사라졌고, 시 주석은 해당 개정 내용의 첫 적용을 받았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신중국) 건국 이후 국가주석 3연임 사례는 시 주석이 처음이다.

[그래픽] 중국 집권 마오쩌둥에서 시진핑까지
시진핑-자오러지
시진핑-자오러지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시진핑 국가 주석이 10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제14기 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3차 전체회의에서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선출된 자오러지 위원장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작년 당 대회 계기에 중국 최고 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시 주석 포함 총 7명)가 사실상 전원 시 주석 측근 인물들로 구성된 데다 11일 선출될 행정부 수반인 국무원 총리도 시 주석 최측근인 리창이 예약한 상황이어서 시 주석은 마오쩌둥 사망 이후 처음 1인 중심의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국가·군에 걸친 ‘통합 1인자’로서의 3차 임기를 시작한 시 주석은 자신으로 결정 권한을 집중한 ‘집중통일영도’와 ‘당정통일’ 및 ‘당강정약’ 시대를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국무원 과학기술부를 지휘할 당 중앙 산하 중앙과학기술위원회의 창설이 예고된 가운데, 13일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 후 당정 조직 개편안의 전모가 드러나면 ‘당강정약’의 통치 구조는 한층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대혁명(문혁·1966∼1976)을 계기로 권력 집중의 폐해를 경험한 후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개시 이후부터 시 주석 집권 이전까지 집단지도 체제에 당은 정부 요인 인사와 감독 권한을 갖고, 경제를 중심으로 한 정책 수립 및 실행은 정부(국무원)가 하는 당정분리 기조를 한동안 지향했었다.

이날 국회의장격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자오러지, 국가부주석은 ‘상하이방(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 출신 한정이 각각 선출됐다.

또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에는 리훙중, 왕둥밍, 샤오제, 정젠방, 딩중리, 하오밍진, 차이다펑, 허웨이, 우웨이화, 톄닝, 펑칭화, 장칭웨이, 뤄상장춘(티베트족), 쉐커라이티 짜커얼(위구르족) 등 14명이, 전인대 상무위 비서장(사무총장)에는 류치가 각각 당선됐다.

이날 선출된 사람 중 반대와 기권 각 1표씩이 나온 리훙중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을 제외하고는 전원 만장일치 찬성이었다.

투표함에 투표용지 넣는 시진핑 주석
투표함에 투표용지 넣는 시진핑 주석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10일 중국 제14기 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3차 전체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국가 주석을 선출하는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