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가정모임이 코로나 확산 주범”

CDC 국장, 주지사들과 전화회의서 “소모임 자제” 경고

하루 감염자 5만명 넘겨…입원환자도 8월말 후 최고치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가운데 가정에서 이뤄지는 소규모 모임이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보건 당국자의 진단이 나왔다.

로버트 레드필드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13일 주지사들과의 전화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CNN 방송이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드필드 국장은 “많은 지역의 공공 광장에서는 높은 수준의 경계와 완화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바로 지금 점차 증가하는 위협은 사실 소규모 가정 모임을 통한 전염”이라고 말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특히 추수감사절이 다가옴에 따라 우리는 가정에서 지속적인 완화 조치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지워싱턴대학 의학교수 조너선 라이너 박사는 14일 CNN에 나와 가까운 가족 구성원이 아닌 사람들과는 실내에서 추수감사절 만찬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라이너 박사는 “특히 우리가 추수감사절에 함께 모이고 싶은 나이 든 사람들에게 이 바이러스의 결과는 정말 심각할 수 있다”며 “솔직히 나는 차라리 줌(화상회의 앱)으로 추수감사절 모임을 하겠다”고 말했다.

CNN은 존스홉킨스대학 통계를 분석한 결과 13일 기준으로 미국의 최근 1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환자가 5만1000여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 수치가 5만명을 넘긴 것은 두 달여 만에 처음이다. 또 한 달 전 이 수치가 3만4300여명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48%나 증가한 것이다.

전역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도 증가세다. 13일에는 8월 말 이후 가장 많은 3만6000여명이 입원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36개 주에서 최근 1주일간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그 전주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개리 허버트 유타 주지사는 13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중환자실 점유율이 69.6%에 달한다며 병원들이 중환자 처치가 필요한 코로나19 환자나 비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지 못할 상황에 위험할 만큼 근접해 있다고 우려했다.

위스콘신주에서는 지난달 입원 환자가 거의 3배로 늘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하자 일부 지역에서는 규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셸 루한 그리셤 뉴멕시코 주지사는 술집과 술을 판매하는 식당에 대해 밤 10시 이후 영업을 중단하고 5명 이상의 모임은 열지 못하도록 했다.

그리셤 주지사는 “(경제 재개의) 후퇴는 이미 많은 어려움을 겪고 희생한 수많은 노동자와 사업주들에게 더 많은 경제적 혼란을 의미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게 생명을 살리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오클라호마시티도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증가하자 마스크 관련 조치를 12월 7일까지 연장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코로나19 검사소.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