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산불로 26명 사망…트럼프, 캘리포니아 방문

남한 면적의 20% 잿더미…산불 원인놓고 정치적 음모론까지

서부 워싱턴·오리건·캘리포니아주 전역이 대규모 산불로 폐허가 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산불로 큰 피해 입은 캘리포니아주를 전격 방문한다고 밝혔다.

◇ 트럼프 14일 캘리포니아주 방문

12일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캘리포니아주를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부 3개주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이 최근 몇 년간 집중적으로 발생한 산불에 대해 관리 부실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대형 산불이 지구 온난화에 따른 ‘지구의 경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높은 기온과 강풍이 지속되면서 산불 피해가 더 크게 확산됐다는 것이다.

◇ 26명 사망-한국 면적의 20% 잿더미

올 여름 미국 서부 3개주 전역에서 대형 산불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12일 기준 최소 26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한국 면적의 20%를 불태웠다.

사망자 중에는 워싱턴주의 1살배기 남아와 불에 탄 차 안에서 개를 끌어안은 채 숨진 13살짜리 오리건주의 소년도 있다. 실종자들이 많아 앞으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오리건주 산불 추적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번주 오리건주에서만 50만명이 대피하고 최소 6명이 사망했다.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는 3개 카운티에서 수십명이 실종됐다고 말했다.

피해 면적은 1만9125㎢로 한국 전체 면적의 약 5분의 1(19.1%)에 해당한다. 지난 3주간 캘리포니아에서만 4000채 이상의 주택과 건물이 소실됐다.

◇ 캘리포니아주에서만 대형 산불 28건

캘리포니아주 산림소방본부에 따르면 12일 오후 기준 캘리포니아에서만 소방관 수만명이 28건의 대형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다행히 주말부터 바람이 잔잔해지고 습도가 올라가면서 불길이 억제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불로 인한 연기가 대기를 뒤덮으면서 의사들은 시민들을 코로나19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캘리포니아주 작은 산골 마을 파라다이스에서는 대기오염지수 592로 세계 최악의 대기질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폐허가 된 피해 지역에서는 범죄와 음모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오리건주 클락카마스 카운티 교외 보안관은 “범죄활동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오후 10시 이후 통행금지를 발령했다.

페이스북은 성명을 통해 “오리건주 산불이 특정 집단에 의해시작됐다는 허위 주장을 삭제하고 있다”며 “(음모론은) 지역 소방서와 경찰이 화재 진압과 국민 보호 의무를 저버리고 자원을 빼돌리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오리건주 피닉스의 이동식주택 공원에 산불로 소실된 주택과 자동차 등이 남아 있다.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