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러다 3~5년대 공화당 사라진다”

트럼프 추종 세력에 쓴소리…”자멸하겠다는 소리”

그린 등 추진하는 ‘앵글로색슨 의원모임’ 정면 비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공화당에 등장한 도널드 트럼프 추종 세력을 겨냥해 “자멸하겠다는 소리”라면서 쓴소리를 내놨다.

부시 전 대통령은 같은 공화당 출신 대통령인 트럼프와 선을 그으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이날 발언은 이전보다 수위가 다소 높아진 것이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30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최근 트럼프 지지 세력이 ‘앵글로색슨 전통’을 고수하는 의원 모임을 발족하려는 것과 관련해 “그것은 내게 기본적으로 우리(공화당)가 자멸하길 바란다는 소리로 들린다”고 말했다.

또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3∼5년 안에 “당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마 위에 오른 모임은 마조리 테일러 그린(조지아) 등 공화당 내 극우 성향 의원들이 주도하는 것으로, 정치 강령으로 ‘앵글로색슨의 독특한 정치적 전통’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자신이 1990년대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던 뒷얘기를 공개했다.

그는 당시 공화당 후보로서 라틴계 표를 얻고자 열심히 뛰었으며, “내가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을 그들이 알게 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고 회고했다.

또 공화당에서 50% 이상이 지난해 대선을 ‘도둑맞은 선거’라고 주장한다는 데 대해서 부시 전 대통령은 “아니다. 나는 나머지 50% 중 하나”라면서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나는 여전히 공화당이며, 공화당이라 자랑스럽다”면서 “공화당이 만약 예전 컨트리클럽이나 요즘 백인의 앵글로색슨 프로테스탄트주의 등을 내세운다면 어떤 것에서도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