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지지율, 트럼프-오바마 딱 중간

‘통합의 대통령’ 선언했지만 지지율 양극화 극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한 달 간 이렇다 할 대외활동 없이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어젠다를 뒤집고 미국의 팬데믹(대유행) 대응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전 세계적 공중 보건 위기 속에서 ‘미국의 귀환’을 선언하며 세계 최강국을 이끌게 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 기간 동안 평균 50% 중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에겐 희소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문턱을 단 한 번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높다고 할 수 없다. 여론조사 기간 파이브서티에이트가 지난달 취임 이후 진행된 50여개의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54.5%이다. 추세는 50% 중반에서 거의 변동이 없다. 불지지율은 38.1%다.

집권 한 달 시점에서 43.8%를 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50%대 중반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린든 B 존슨 전 대통령은 70% 중반, 존 F 케네디와 제널드 포드 전 대통령은 70% 초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60% 중후반의 지지를 국민들부터 받았다.

다만,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 6명의 대통령 중 4명이 초반에 50% 초중반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두드러진다고는 할 수 없다. 레이전 전 대통령은 54%,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53.2%,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52.2%를 나타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우, 62.7%를 보였다.

그렇지만 불지지율을 함께 살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30%대 후반의 불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역대 가장 높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9.8%, 오바마 전 대통령은 28.3%,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8%, 레이전 전 대통령은 16.8%였다. 그렇다보니 순지지율(지지율-불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꼴찌다.

바이든 대통령의 순지지율이 낮은 것은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1월21~2월2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98%의 지지를, 공화당 측에선 11%의 지지를 받았다. 이 차이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크다.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사회에서 점차 심화되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이후 똬리를 틀게 된 정치 지형의 양극화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사회의 분열을 해소하기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식에서 의사당 난입사태를 언급하며 “통합이 없으면 평화도 없고, 분노만 남을 뿐”이라며 “지금은 우리의 위기와 도전의 역사적 순간이며, 통합은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라며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의 여론조사만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통합을 양극화를 막지 못하고 있다. 갤럽 측은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 상대 정당 지지자들로부터는 낮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바이든의 지지율은 트럼프보다 훨씬 양극화돼 있다. 바이든은 트럼프보다 민주당 지지자들부터 훨씬 높은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Youtube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