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매매, 10년만에 최저 수준

집값도 석 달 연속 하락…NAR “바닥 아니지만 시장붕괴 없을 것”

미국의 주택시장이 사실상 10년 만에 가장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9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보다 1.5% 감소한 471만 건(연율)으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봉쇄 기간을 제외하면 2012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가격도 지난 7월 이후 석 달 연속 내림세다.

지난달 팔린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38만4800달러로 8월(39만1700달러)보다 소폭 하락했다.

다만 9월 집값은 작년 같은 달보다는 8.4% 상승해 전년 동월 대비로 역대 최장인 127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7%를 돌파하는 등 금리 부담이 높아진 것이 주택 수요를 얼어붙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로런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며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450만 건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주택 공급이 적다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지는 않을 것으로 자신했다.

NAR에 따르면 지난달 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택 재고는 125만 채로 전년 동월보다 0.8% 감소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공급 부족은 직전 대규모 침체였던 지난 2008∼2010년과 커다란 대조를 이룬다”며 “당시에는 지금보다 매물로 나온 주택이 4배 더 많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