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파트 세입자 3분의 1 렌트 못냈다

월스트리트저널 “일부라도 낸 테넌트 전체 6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미국 내 아파트 세입자 3명 중 1명은 이달(4월) 임대료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영리단체인 전국다가구주택위원회(NHMC)와 부동산 자료 제공업체 컨소시엄이 이날 발표한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임대료를 일부라도 지급한 세입자의 비율은 69%에 그쳤다. 약 3분의 1인 31%의 세입자가 임대료를 전혀 내지 않은 것이다.

지난달 1일부터 5일까지 임대료를 지불한 사람의 비율은 81%, 지난해 4월에는 82%였다.

이번 조사에는 리얼페이지(RealPage), 야디(Yardi), 엔트라타(Entrata) 등 여러 부동산 자료 제공업체로부터 수집된 임대 아파트 1340만 가구의 자료가 사용됐다. 단독주택과 공공주택, 국가 보조금 주택은 조사에서 제외됐다.

임대료를 내지 못한 세입자 가운데 일부는 미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마련한 관계 법령에 따라 일시적으로 강제 퇴거를 면하게 된다.

하지만 부동산 분석가들은 미납된 임대료로 부동산 소유자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고 모기지 담보 채권의 부도율이 높아지는 악순환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미 연방정부는 정부 보증 모기지를 가진 아파트 소유자들의 모기지 상환일을 연기하기로 합의했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에서도 특정 다세대 주택 대출과 연관된 채권을 매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은 전체 임대 시장의 일부만 해결할 뿐, 정부 보증이 없는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어반 연구소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 전체 임대주택 시장에서 지난달 마련된 경기부양책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가구는 3분의 1을 넘지 않는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3월 넷째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660만건임을 고려하면 월세를 내지 못하는 세입자 비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라고 WSJ은 전했다.

Image by OpenClipart-Vectors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