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 반등도 가능…고용 호황·집값 안정”

NYT “이 경우 기준금리 어디까지 올릴지가 연준의 과제”

[연합뉴스TV 제공]

올해 미국 경기후퇴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침체 대신 오히려 경제 성장률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 보도했다.

미국 노동시장이 호황인데다 주택시장도 안정세를 보여 그간 나온 경기후퇴 예측을 재고하는 시각이 생겼다는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제로 금리 시대를 끝내고 네 차례 연속 금리를 0.75%포인트씩 올리는 등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강력한 고용시장 등이 뒷받침하면서 경제 성장세가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노동부에 따르면 1월 비농업 일자리는 51만7000개 증가해 전월 증가 폭(26만 개)의 두 배에 육박했다. 실업률은 3.4%로 1969년 5월 이후 54년만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4% 각각 상승했다.

최근 몇 달간 임금이 오르면서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앞지르기 시작했고 이는 소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주택시장 역시 안정화 또는 회복 조짐을 보인다.

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 결정 다음 날인 지난 2일 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30년 만기 평균 금리는 5.99%로,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5%대로 하락했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집계한 지난해 12월 잠정 주택 판매도 전월보다 2.5% 늘어났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과 반대되는 지표들도 있다. 소비자 지출은 줄고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를 중심으로 대규모 감원 추세도 거세다.

미국의 작년 12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1.1% 줄어 두 달 연속 1%대 감소했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아마존, 구글 모기업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들이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섰고 이 감원 바람은 골드만삭스, 페덱스, 디즈니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미국 민간부문 일자리는 지난달 10만6천 개 늘어나 시장 전망치인 17만8000개 증가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지난해 12월의 역대 최대 증가 폭인 23만5000개보다 크게 줄면서 2021년 1월 이후 최소를 기록했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 경제가 다시 가속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노동시장이 강하면서 동시에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만약 미국 경제가 높은 수요에 힘입어 계속 성장한다면 물가상승률이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내려가기 위해 금리를 얼마나 더 올려야 할지가 연준의 과제로 남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수요와 물가상승률이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금리를 조정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르네상스 매크로리서치의 미국 이코노미스트 닐 두타는 미국 경제의 재가속 조짐을 “부인할 수 없다”며 이 경우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유지돼 연준이 예상보다 더 오래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