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피땀어린 장소”…LA 옛 흥사단 본부 철거 위기

LA 한인 및 흥사단 측, 옛 흥사단 본부 건물 사적지 지정 추진

일제강점기 미주 한인 독립운동의 중심이었던 흥사단의 옛 본부 건물이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 흥사단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 19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창립한 민족운동단체이다.

1일 흥사단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 있는 옛 흥사단 본부 건물을 소유한 중국계 개발회사가 최근 아파트 건설을 위해 건물을 철거하겠다는 계획을 LA 시정부에 제출했다.

이 건물은 1932년 흥사단 단원들이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흥사단 본부 건물 매입을 위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마련한 곳이다. 1945년 해방 전까지 LA에 있던 흥사단 본부는 미주 독립운동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다가 1948년 국내로 완전 이전됐다.

이 건물은 흥사단 미주위원부 역할을 하다가 시설 노후로 1978년 매각됐고, 2019년 다시 매물로 나왔으나 미주흥사단 측이 돈을 마련하지 못해 중국계 개발회사가 이를 인수했다.

흥사단미주위원부·LA한인회로 구성된 카탈리나 흥사단 단소 구입추진위원회는 이 건물의 개발을 막기 위해 지난달 18일 LA시 측에 사적지로 인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해 23일 공식적으로 받아들여진 상황이다.

추진위는 개발회사 측과 건물 철거를 약 2개월 연기하는 데 합의했고, 이달 15일부터 총 네 차례 열리는 LA 시의회 공청회에서 사적지 등록을 위한 설득 작업을 준비 중이다. 특히 이 공청회는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으로 열려 한국에서도 참가할 수 있다.

흥사단 측은 “이 공간을 실제 사용했던 분의 증언이 중요하기 때문에 안창호 선생의 3남인 안필영(랄프 안) 선생을 비롯해 흥사단 보이스카우트 대원 및 학부모도 발언할 예정”이라며 “한국 거주 단우가 발언을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흥사단 측은 지난달 25일 관련 내용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고 “도산 안창호의 독립에 대한 꿈이 서린 옛 흥사단 건물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옛 흥사단본부 건물은 단순한 한 민간단체 건물이 아니라 미주 독립운동의 역사와 도산 안창호의 피와 땀이 투영된 역사의 장소가 아닐까”라며 “국민 여러분과 정부에 이 건물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한다”고 밝혔다.

해당 국민청원은 1일 오후 5시46분 현재까지 2538명이 동의했다.

흥사단 본부는 “카탈리나 단소의 사적지 등록을 위해 전국 회원(단우), 시민들과 힘을 모아 추진위원회의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해외 독립운동의 혼이 담긴 건물 보존에 국내 여론과 시민들의 관심 및 지지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뉴스1